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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수필 이야기 13…존재의 여유로운 춤

by 해드림 hd books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면서 우산 아래로 달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듣는다. 그들의 발걸음마다 하나의 생각, 하나의 기억, 하나의 감정이 숨어 있을 것이다. 이 순간, 그들의 발걸음이 수필의 한 문장이라면, 그 발걸음마다 숨겨진 감정과 생각이 그 춤의 리듬이 될 것이다.


이렇게 삶의 작은 순간들 속에서 수필은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적어내는, 고요한 감정의 춤이다. 그 춤은 때로는 여유로운 보폭으로, 때로는 급한 발걸음으로, 때로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춤의 끝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의 존재는 수없이 많은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순간들 중에서도 특히 감동적이거나 아픈 순간, 혹은 그저 평범한 순간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때, 그 순간들을 담아내기 위해 수필이라는 글을 쓴다. 수필은 그렇게 우리의 존재와 감정, 생각을 담아내는 춤과도 같다. 그 춤은 계획적이지 않다. 그저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따라서,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수필은 존재의 여유로운 춤이다. 그 춤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와 감정, 생각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 춤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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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삶의 세부적인 순간들을 간과한다. 그러나 수필을 통해 그 순간들을 조명할 때, 그것들은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면, 아침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무작정 떠나고 싶은 그런 날의 햇살, 친한 친구와 나눈 깊은 대화, 이런 것들이 그 춤의 한 부분이다.


수필이라는 장르는 어쩌면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흔히 무시되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이나 감정도 수필 속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은 마치 오랜 시간 동안 먼지로 뒤덮인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져서 수면 아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것과 같다.


또한, 수필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 미래의 기대와 두려움을 다루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필은 시간의 춤이기도 하다. 그 춤은 과거에서 시작되어 현재를 거쳐 미래로 향하며, 우리의 삶의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멜로디에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수필은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내면과 대화하고, 숨겨진 감정과 생각을 발견하는 여정이다. 그 여정 속에서 우리는 존재의 깊은 의미를 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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