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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수필 이야기 14…가슴의 속삭임

by 해드림 hd books

수필은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삶을 담는 용기와도 같다. 매 순간 변화하는 감정, 생각, 인식들이 수필 속에 적히면서 우리는 시간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미래의 나, 혹은 다른 이들이 그 수필을 통해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은 마치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과도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필은 작가의 관점을 넘어 독자와의 소통의 장이다. 가끔 작가의 속삭임이 독자의 마음에 와닿지 않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그것은 독자의 자신만의 수필이 되기도 한다. 그들은 그 속삭임을 자신의 생각과 감정으로 해석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나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


수필을 통해 우리는 또한 세상과의 연결을 느낄 수 있다. 자신만의 작은 세상, 가슴 속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세상과 소통하고, 다른 이들과의 공감을 나눌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작은 물방울이 호수에 떨어져 큰 물결을 이루는 것처럼, 개인의 속삭임이 세상과 연결되어 큰 공감의 파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 가슴 속에 숨겨진 생각들, 감정들은 때로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럴 때, 펜과 종이를 통해 내 안의 그 속삭임을 바깥세상에 전달하는 것, 그것이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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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처럼 자신의 감정이 피어오르면, 종이 위에 그것을 물감처럼 발라본다. 그리곤 그 감정의 색, 빛깔, 향기를 찾아본다. 수필은 간직하고 있던 추억의 한 조각, 꿈의 조각, 혹은 아픔의 조각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글로 쓰는 것이다. 그래서 수필은 그 어떤 미술작품보다도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더욱 선명하게 담을 수 있다.


사람마다 그 속삭임은 다르다. 어떤 이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어떤 이는 아픔의 순간을, 또 어떤 이는 삶의 소중함을 속삭일 것이다. 그 속삭임은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아련하게 우리의 마음을 두드린다.


나는 종이와 펜 앞에 앉으면, 내 가슴의 그 속삭임을 듣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그것을 글로 옮기려 한다. 수필은 마치 나만의 친구와의 대화와 같다. 내 마음의 속삭임을 그 친구에게 전하고, 그 친구는 나에게 힘과 위로를 주기도 하고, 때론 나를 반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수필은 가슴의 속삭임, 그리고 그 속삭임에 대한 답변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기도 한다. 수필은 그저 글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가슴 속의 속삭임, 나의 삶의 발자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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