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00동에서 피해자가 잠든 사이에 법인은 미리 소지하고 있던 만능 열쇠꾸러미를 이용하여 출입문을 열고 침입하였다. 당시 피해자는 집안에 잠을 자고 있었다.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을 깼지만 그는 너무 무서워 벌벌 떨며 숨을 쉴 수조차 없었지만 자는 척하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범인은 여기 저기 조심스럽게 뒤지더니 무엇인가 호주머니에 넣고 들어온 문으로 달아났다. 범인이 나간 잠시 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즉시 현장에 도착하였고 범행 장소 주변에서 달아나는 범인을 검거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범인은 주변에서 멀리 도망한 상태로 검거하는데 실패하였다.
범인의 검거
경찰의 조사 결과 범인은 현금 약 30여 만 원과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은 침입하자마자 정확하게 돈이 들어 있던 서랍만을 뒤진 뒤 그곳에 있던 현금과 귀금속만 훔쳐 달아났다. 범행을 하는데 단 일이 분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이로 보아 집안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였다.
범행 현장에 대한 감식을 실시하였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범인을 단정할 만한 증거를 찾는데 실패하였다. 피해자 집 인근의 골목으로 가는 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같은 시간대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습이 찍혔지만 안타깝게도 너무 흐려서 범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윤곽으로 보아서는 30 정도로 보이는 남성인 것으로 보였다.
조기에 범인의 검거에 실패하자 수사의 범위를 넓혀 인근의 귀금속상을 중심으로 범인의 인상착의를 보여주며 신고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하루가 채 지나가기도 전에 한 귀금속상에서 긴급 호출이 왔다. 낌새를 느낀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하였다. 그 사이 귀금속상 주인은 시간을 끌며 용의자를 잡아 놓고 있었다. 경찰이 출동하자 힐끔 뒤를 돌아보던 용의자를 덮쳐 검거할 수 있었다. 팔려던 귀금속을 피해자에게 확인한 결과 절도를 당한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범인은 이웃집에 사는 사람이었다. 그는 범행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평소 그 집을 유심히 살펴본 것으로 드러났다. 집의 잠금장치가 허술한 것을 확인하고 그 집을 털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마스터키를 사용하여 쉽게 문을 열 수 있었다고 했다. 피해자가 집에서 나간 것으로 확인을 하고 들어갔으나 사람이 있어 그냥 나오려다 인기척이 없어 절도를 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범죄의 검색 결과
용의자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구강을 채취하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의뢰하였다. 이렇게 경찰서에서 의뢰되는 용의자는 하루에도 수십 명이 된다. 이들 용의자들은 수십 명씩 묶어 한꺼번에 실험이 진행된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면 이미 일어났던 미해결 사건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검색한다. 일치하는 사건들이 나오면 경찰서로 통보를 한다. 이 사건의 범인은 2006년 12월, 2007년 1월 그리고 2009년 3월 각각 강간 및 성폭력 사건을 더 저지른 것으로 통보하였다. 절도사건 용의자인데 이전에는 계속 성범죄를 했다는 것이 좀 의아해 했지만 유전자형이 정확하게 일치하였기 때문에 일치 결과를 통보하였다.
하지만 범인은 당시 수감 중이었다는데
검색 결과를 통보 한 후 며칠이 지나서 해당 경찰서 관계자한테 전화가 왔다. 범인이 자신은 그러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더구나 유전자형이 일치했던 2006년 12월, 2007년 1월에는 자신이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기록을 살펴 본 바 그 당시 그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수감 중이던 사람이 밖에 나가 범행을 저질렀다!”
수감 중이었던 사람이 밖에 나가 범행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그럼, 실험을 하다가 혹시 실수를 한 것은 아닐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같이 실험을 했던 용의자들을 일일이 확인하였다. 모두 이상이 없었고 실험과정도 다시 확인한 결과 오류가 전혀 없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다시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여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때서야 담당자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는 것을 얘기했다. 다른 쌍둥이 형제가 저지른 범죄였다면 그러한 결과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형이 정확하게 같기 때문이다. 확인한 결과 두 사건은 이번에 검거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쌍둥이 형제가 한 것이었고 나머지 한 건은 이번의 범인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을 확인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 이외에도 몇 번씩이나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겪으면서 “범죄는 유전적일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으로 유전적인 인자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유전적 요인설과 태어난 후 환경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환경적 요인설이 있다. 이탈리아의 형법학자 베카리아(C. Beecaria)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개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하여 환경적 요인설을 주장했고, 이탈리아의 법의학자 체사레 롬브로소(Cesare Lomboroso)는 1876년에 발간한 <범죄인론>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그 인자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여 유전적 요인설을 주장하였다. 최근에는 범죄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있다고 믿어 이를 증명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범죄가 일어나는 것은 어느 한 가지 원인에 의한 것 같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범죄는 범행을 한 개인에게 그 책임이 귀착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회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범죄가 없는 세상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이 살고 있는 우리 사회는 수많은 탐욕과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많은 다양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원초적인 아픔들은 우리 모두의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범죄는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책임이 되겠지만 우리 모두가 좀 더 그 부분을 밝고 넓게 조명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 모두는 사회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 이러한 아픔을 치유하려는 노력을 같이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