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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드림 hd books Mar 10. 2018

전라도 사람들의 놀라운 어휘 구사력3-울어 싸드마 이

전라도 사람들의 놀라운 어휘 구사력3  

   

“아따, 가시내 여럽게 왜 그래싼가?”

“속으로야, 웃어 싸겠지!” 

“아들 군대 보내놓고 울어 싸드마 이.” 

“그 집 총각, 색시 얻어놓고 좋아서 웃어 쌌데!” 

“입 찢어지겄네야. 그만 웃어 싸아!” 

“염버구, 찔벅찔벅 건들어 싸아서.”     


정이 뚝 뚝 떨어지는 이 표현들은 전라도에서 아주머니들이 잘 쓴다. 여성스런 표현이라고나 할까. 위에서 ‘그래 싼가, 싸겠지, 싸드마, 싸아, 싸데’ 등의 낱말은 방언이 아니다. 이는 표준어로서 발음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쌓다’라는 보조동사가 있다. 본동사가 뜻하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그 행동의 정도가 심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보조동사 ‘쌓다’는 ‘놀아 쌓다’에서와 같이 ‘-어 쌓다’의 구성으로 주로 쓰인다. 예컨대, ‘웃어 쌓다. 놀아 쌓다. 울어 쌓다. 건들어 쌓다. 움직여 쌓다. 속상해해 쌓다. 미워해 쌓다.’ 등이 그것이다. 


 ‘쌓아, 쌓으니, 쌓으면, 쌓으므로’ 등을 발음할 때는 ‘ㅎ’음이 사라져 ‘싸아, 싸으니, 싸으면, 싸으므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글로 표기할 때는 정확하게 써야 한다.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는 다소 생경할 이 ‘쌓다’ 표현을, 전라도 사람들은 일상어로 자연스럽게 써온다.     

‘웃어 쌓아, 웃어 쌓아요, 웃어 쌓으니, 웃어 쌓은, 웃어 쌓네, 웃어 쌓데, 웃어 쌓지’     


한 박자 여유나 여운을 주는 듯한 이 표현을 잘 활용하면 문장이 조금은 맛깔스러울 때가 있다. 

우리가 글을 쓸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게 있다. 특히 방언을 그대로 표현할 때, 그것이 대화체라면 반드시 큰따옴표로 묶거나, 일반 문장에서는 작은따옴표로 묶어, ‘이 표현은 어법상 잘 못된 것이지만 의도적으로 쓴 것’이라는 표시를 해주어야 한다. 이런 표시가 없으면 그것은 오탈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어느덧 목련의 우듬지에서 봄뜻이 웃어 쌓는다.

우리 해드림의 봄뜻은 한겨울에도 내 가슴에서 늘 웃어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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