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이 상 범
세상 끝이 떠오를 때
먼데 섬을 생각했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거친 날에도
초록 섬 다박솔의 꿈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절망의 물결 저쪽
아스라이 뜨는 참별
돌아보면 섬은
거기 숨 가쁘게 다가왔고
목 놓아 울 수 없는 섬은
섬인 줄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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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이 떠오를 만큼
가난한 시인의 독백입니다.
선생님의 [밤]이라는 시에는
시를 쓰느라 ‘선지피 밤새 퍼 마시면’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선지피를 마신다고 하여
처음에는 깜짝 놀랐는데 여기 나오는 선지는
화선지 할 때 쓰는 종이, 즉 선지(宣紙)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평생 시를 쓰며
시단에서 일가를 이루었음에도
가난의 적막을 헤집어야 하는
시인의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시를 향한 숭고한 정신이 나부낍니다.
문인으로서, 출판인으로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영상 배경은 제 고향 마을 앞입니다.
https://youtu.be/iBbyno-Rlz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