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책을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홍보하는 저자들을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내 처지에서, 자신의 책을 열심히 홍보하는 저자들은 업고 다니고 싶을 만큼 고마운 존재이다. 나는 폐북의 이들이 아주 부러우면서도 왜 우리 저자들은 저리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게 쑥스러운 일이라 생각하면 이는 프로 정신의 부재이다. 책이 나오면 처음에는 좀 홍보를 하다가도 대부분 금세 시들해 진다. 모든 건 출판사가 알아서 하겠지 할지 모르지만, 출판사에서 홍보해야 할 책은 한두 권이 아니다.
스마트폰 지상주의가 되어 버린 우리나라 같은 독서 환경에서 홍보도 없이 책이 팔리기를 바란다면 무리이다. 독자는 북한산 인수봉 같은 마음을 지녔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내 출판 경험 상, 책을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오프라인 서점을 통해서만 살 수 있는 것으로 아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동네 서점에 가면 지인의 신간이 당연히 있을 줄 안다. 일부 저자들조차도 그러하다. 심지어 자신의 책이 나오면 광화문 교보문고점 같은 서점의 매대에 떡 하니 쌓여 있을 줄 아는 저자도 있다.
요즘은 책 정보만 알면 굳이 서점을 안 가도 인터넷 서점을 통해 얼마든지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책 1쇄 넘기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우리 저자들 가운데, 김동기 전 인천 부시장[인문학 산책]이나 이철 헤어커커 노장군 부사장[헤어샵 성공 시나리오]처럼 자신의 사회적 역량이나 소속한 조직력을 활용하여 1쇄를 단 한두 달 만에 넘겨버린 경우도 있지만 이는 흔한 일이 아니다.
페이스북 페친으로 조태현 저자가 있다. 조태현 저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다. 그에게는 13년 전에 출간한 [고객 유혹의 기술]이라는 책이 있는데, 페북에서 지금도 꾸준히 홍보를 한다. 우리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는 수백 명의 저자와 인연이 되었지만 이와 같은 저자를 본 적이 없다. 적어도 내게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자신의 책을 자신의 자식 같은 존재라고 표현하는 저자가 있다. 하지만 그는 모른다. 자식을 유기한 부모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팔리든 안 팔리든 자신의 책이 살아 있게 하려면 끊임없이 노출시켜야 생명이 유지되는 것이다.
2017년 출간하여 지금도 종종 주문이 들어오는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을 내가 쓴 이유도, 멋지고 예쁘고 고급스러운 우리 낱말이 국어사전에서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낱말을 우리가 자주 불러줄 때 다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책을 출간한 저자들이라면 자신의 책을 부지런히 불러주어야 한다. 그것이 홍보이다. 저자들이 출간한 책이나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의 낱말을 생각할 때면, 나는 김춘수 시인의 ‘꽃’을 떠올린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나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내가 내 책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내 책은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내가 내 책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내 책은 나에게로 와서/꽃이 된다.//내가 내 책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누가 내 책 이름을 불러다오./그에게로 가서 내 책도/그의 꽃이 되고 싶다….”
앞으로 기획출판 원고를 정할 때 나는 저자의 SNS 활동 능력을 반영할 생각이다. 아무리 원고 내용이 좋아도 서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피눈물 같은 돈만 날리게 된다.
일부 대형출판사가 아니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책 한 권 파는 일은 절박한 것이다. 이 절박함을 겪으며 내가 끄적거렸던 것이 ‘우리에게는 하찮은 것이 누구에게는 절박한 것이 된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