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하는 도서들이 상당한 판매량을 올린단다. 심지어 문프셀러라는 신조어조차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도서가 그만큼 잘 팔린다는 뜻이다. 1천 부도 판매하기 쉽지 않은 나라에서 1만 부 이상 출고가 된다니 출판사를 운영하는 처지에서 부러울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직 때도 종종 책을 추천하곤 하였다. 대통령이 먼저 독서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책을 직접 추천하거나 독서를 권장하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독서량이 엄청나다는 사실 정도만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도서 추천(책을 추천하는 것은 독서를 권장하는 것)에도 반디앤루니스(서울문고)와 같은 대형서점과 송인문고와 같은 대형 총판(도서 도매상)이 부도를 내고 문을 닫았다.
대형서점이 망하는 나라는 모르긴 해도 대한민국이 유일하지 싶다.
대형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의미는 그 나라 국민의 독서량이 빈약하다는 뜻이요, 그만큼 그 나라 국민의 정서가 삭막하다는 것이요, 국민 정서가 삭막하니 사회가 거칠고, 반인륜적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을 함축한다.
물질적으로 급속히 발전하여 선진국 소릴 듣지만, 국민의 정서와 의식은 그처럼 빨리 충만해지거나 발전하는 게 아니어서 우리 사회는 그 괴리를 겪는 중이다. 거기다 IT 강국이라는 명성답게 스마트폰이 책 대신 우리 정서를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
추천도서와 문프셀러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하는 책은 역사, 정치 또는 사회성 짙은 책들이다. 이는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온 대통령의 취향일 수 있다. 또한 먹고 사는 데 아무 지장 없는 부자 출판사들이 출간한 책도 다수다. 소외된 분야, 소외된 출판사들 책과는 거리가 멀다.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 스토킹 살인, 추악한 성범죄, 존속폭행 존속살인 등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사회가 되었지만, 정치인을 비롯해 어느 누구도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의 정서를 치유하는데 고민하는 모습을 못 봤다(개인적으로는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 정서를 더욱 거칠게 만들어가는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
지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독서도 좋지만, 우리 사회의 정서 치유뿐만 아니라 개인의 독서와 정서를 고려한다면 감성적인 문학도서가 어떤 책보다 앞설 것이다. 수필을 좋아하고 시를 좋아하는 사회가 시시로 잔혹한 범죄를 양산하는 일은 드물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출간되는 책, 즉 시집이나 수필집 저자인 우리나라 문인 대부분은 소외된 독서 분야, 소외된 출판사의 불편한 환경을 감수한다. 이들이 출간하는 책들 가운데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하는 도서보다 훨씬 나은 책들이 있다.
우리 사회의 정서를 염려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소외된 곳에 좀 더 힘을 실어주고픈 정치인이 있다면 좋은 수필집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수필가들 중에는 날고 기고 하는 프로 문필가들이 수두룩하다. 문프셀러 가운데 머잖아 수필집도 들어가 있기를 바라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수필을 쓰면 아주 잘 쓰실 분이다. 틈틈이 수필도 쓰고, 수필집도 출간한다면 참으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국민의 정서 함양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독서와 정서를 말할 때 항상 수필집을 앞세운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수필집만큼 독서 식감이 뛰어난 책도 드물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사실 무슨 글이든 글을 쓰는 습관이 독서보다 더 정서를 충만케 한다. 그런데 글을 잘 쓰려면 수필집을 다독해야 하는 것이다.
정서가 충만한 사람은 어느 분야에서나 존경받고 사랑받고 성공한 위치를 점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