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종진은 대한민국 최고의 나훈아 박사
저자 서종진은 25년여 동안 가성 나훈아 노래에 대한 자료를 모으며 연구를 해왔다.‘나훈아’를 잘 안다는 사람들 사이에는 꽤 널리 알려진 저자이다. 초기 음반을 비롯해 그가 지닌 나훈아 자료를 다 보려면 두 달 남짓 걸려야 할 정도이다. 가히 나훈아 박사라 해도 손색이 없다. 이번 책 표지 음반 이미지들도 그가 소장한 자료 중에서 골랐다.
저자 서종진은 그동안 나훈아가 발표한 노래 95% 이상을 평론식으로 해석해왔다.
시성 두보에서부터 우리에게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한국의 대문호라 할 수 있는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나훈아 노래 세계를 흥미롭게 비교 연구해온 것이다. 이번 책 [한국 가요문학 가성 나훈아]는 그동안 연구하며 써온 글의 일부이다. [한국 가요문학 가성 나훈아] 1권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번 [한국 가요문학 가성 나훈아]에서는 1 나훈아 노래의 독립적 평가와 2 시성 두보, 박남수, 김억, 김동인, 오상순, 노천명, 이육사, 박인환, 이희승, 계욕묵, 나도향, 신석정, 윤동주, 이영기, 박목월, 황순원, 이하윤, 이영도, 김동명, 정비석, 김소월, 이상, 변영로, 조지훈, 이광수, 천상병 시인을 비롯해 고려가요와의 비교, 멘델스존 음악과 비교 등 광범위한 장르의 예술에서 나훈아 노래 세계를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가수 나훈아 노래 세계를 이해하고 더욱 애정을 갖는데 필요할 뿐만 아나리, 우리나라 문단을 대표하는 기라성같은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커다란 공부가 되기도 한다.
저자 서종진이 바라보는 시성 두보
이번 책에서는 특히 시성 두보의 작품세계 안에서 나훈아 노래세계를 조명하는데 적잖은 지면을 할애하였다. 저자가 바라보는 시성 두보의 시세계는 다음과 같다.
[고통과 아픈 현실의 시대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두보는 초인적인 신념과 정신으로 현실과 이상을 시로 승화시킨 위대한 시성이다. 두보는 불필요한 미사여구를 쓰지 않고 현실에 바탕을 두고 사실적으로 시를 썼다. 그 시사성으로 두보의 시가 존귀한 것이고 위대한 작품성을 가지는 것이다.
역사를 글로 적어 후대에 전하는 것을 목숨과 같이 생각하는 중국 사람들에게는 두보의 작품은 시적인 작품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갖춘 보물 같은 존재이다. 역사를 기록하고 서술한 사기는 형식에 치우쳐 사실을 묘사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으나, 두보의 시를 읽으면 1,300년 전의 역사적인 일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살아 숨 쉬고 움직이는 모습이 절로 그려져 생동감 넘치는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시를 통해 그 당시 백성들의 삶을 엿볼 수 있고 역사적인 사건들이 잘 나타나 있어 하나의 고증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있다.
두보는 귀족적이고 사치스럽고 화려한 낭만적인 사상의 시의 세계가 아니라 평민적이고 검소하고 유교적인 기풍의 애민적이고 우국적, 애국적, 사실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두보야말로 진정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여과 없이 작품으로 승화시킨 유일무이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두보는 어떤 소재를 가지고도 엄격하게 적용되는 율시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품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이 두보의 작품 소재가 되었다. 조국의 풀 하나, 나무 한 그루, 역사적 사건, 사람과의 인정, 자연의 경치, 사람과의 만남 등을 작품으로 형상화하고 다른 사람의 청을 들어서 거침없이 작품으로 소화한 시의 천재라고 할 수 있다. 두보가 작품으로 만들어 낸 시들은 그만큼 혼이 깃들어 후대에 역사적으로 위대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성 두보와 가성 나훈아의 철학적 사상의 동질성
저자가 평가하는 시성 두보와 가성 나훈아의 철학적 사상을 보자.
[우리 민족의 영혼과 정서를 달래고 이어주며 연속성 있는 노래로서 가사성이 돋보이는 노래를 불러주는 가수가 나훈아이다. 그래서 두보에게는 시사성이 있고 나훈아에게는 가사성이 있다. 두보와 나훈아는 1,3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시사성과 가사성이라는 의미로 태산의 봉우리처럼 상봉한다. 우리 국민이 국가재건에 땀과 눈물을 흘릴 때 나훈아는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로 휴식을 주었고 마음을 달래주었다. 나훈아 목소리는 평민적이고 사실적이며 또한, 애상적인 혼이 깃든 음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나훈아의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는 심금을 울리는 철학이 담겨 있었다. 중국의 당나라 위대한 시성 두보와 한국이 낳은 위대한 가성 나훈아는 서로 철학과 사상의 배경에서 동질성을 발견할 수 있다. 철학이나 사상적 배경은 인위적이거나 형식이 아닌 시나 노래로 자연스럽게 형상화하여, 서로 다른 장르에서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나훈아는 이렇게 출발하였다
나훈아가 가수에 대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에 상경하여 맨 처음 취입한 곡이 1968년도에 발표한 심형섭 작사, 작곡의 <내 사랑>과 박진하 작사, 심형섭 작곡의 <약속했던 길>로 두 곡이 동시에 데뷔 앨범으로 발표를 한다.
나훈아의 노래를 몇 단계로 분류하여 설명하면 가수로서 최초로 정식 데뷔곡은 <천리길>이다. <천리길>은 나훈아가 정식 가수로서 대중에게 맨 처음 소개한 노래로 소중한 가치가 있다.
<천리길>이 히트할 즈음에 이 노래가 배호 노래인 <황금의 눈>의 표절 시비에 걸려 금지곡이 된다. 나훈아의 출세 곡은 <사랑은 눈물의 씨앗>으로 대중에게 나훈아라는 가수를 인식시켜주는 결정적인 노래로서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게 되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나훈아에게 요원의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며 대중들에게 확고한 사랑을 받게 만든 노래가 <님 그리워>이다.이 당시에 가수가 곡을 히트곡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면 대략 레코드 3~5만 장 정도 판매가 되어야 명함을 내밀 수가 있었다. 그러나 나훈아의 <님 그리워>는 약 10만 장 이상 판매가 된 노래로 지금으로 환산하면 약 100만 장 이상의 레코드가 팔린 것으로 계산된다.
우리나라 대중가요 시장에서 그 당시 10만 장 이상 레코드 판매는 가히 혁명적으로 밀레니엄셀러로 기네스 북에 올라갈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훈아의 노래에서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을 하면 <약속했던 길>이 맨 처음 음반으로 출시된 노래로 유추해석을 할 수가 있다.
이 당시에 가수들은 한 장의 레코드에 가수 혼자 독점적으로 자기 노래를 삽입하여 제작하던 시대가 아니라 여러 가수가 한두 곡씩 레코드판에 노래를 올리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제작하던 시대였다.
그래서 나훈아의 <약속했던 길>도 단독 레코드에 실린 노래가 아니라 옴니버스 형식을 취해 음반에 올려진 노래이다.
<약속했던 길>의 노래 가사를 보면 서정적이고 동요적인 색채가 맑고 청아하게 그려진 노래로서 부드러우면서도 산뜻한 느낌을 준다. 맑은 밤하늘에 떠있는 달이 강물에 비친 달빛을 파도가 출렁이는 모습으로 표현한 노래 가사는 한 폭의 그림을 보듯이 아름답고 부드러운 정감을 전해 준다.
달빛이 출렁이는 늦은 밤, 가로등 밑을 걷던 발이 자신도 모르게 예전에 사랑을 약속하던 장소로 걸어간다.
의식하고 걷는 발걸음이 아니라, 자아의식을 잃어버린 상태로 사랑이라는 약속의 무의식 세계를 향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발길에서 처음 사랑을 약속했던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이 감상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달빛과 가로등이 꺼진 배경에 자신도 모르게 터벅터벅 걸어가는 남자의 모습은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맨 처음 손가락을 끼고 사랑을 약속했던 길을 추억을 더듬으면서 그리움으로 찾아가는 노래 가사가 마치 동요 같은 느낌을 전한다. <약속했던 길>은 나훈아가 음반으로 발표한 첫 노래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노래이다.
나훈아의 원초적인 미성으로 불러주는 <약속했던 길>은 가곡을 감상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차분하고 정적인 노래로, 나훈아에게 있어서 잊을 수 없는 보석 같이 소중한 회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인 노래 분위기는 부드러운 면과 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그 속에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며 사랑을 약속했던 길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적절하게 노래로 표현하고 있다.
나훈아의 맨 처음의 노래로서 가치뿐만이 아니라 나훈아의 감추어진 노래 스타일을 간접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깊은 의미를 전해주는 노래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