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정책자금 문제점을 짚어 본다

by 해드림 hd books

2023년에는 판매 가능성이 높은 원고를 발굴하여 출간하는 데 투자를 해보고 싶었다. 마침 소상공인정책자금 접수를 하고 있어서 필요한 서류를 부지런히 마련하여 제출하였다. 그런데 서류를 제출한 지 채 몇 시간도 안 되어 불가 판정을 받았다. 출판업은 제조업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대신 인쇄소나 제본소는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형출판사가 아니고서는 수억원 대 설비를 갖춘 인쇄소나 제본소 등을 소유한 출판사는 거의 없다. 출판사에서 편집 등 모든 출간 작업을 마치면 거래 인쇄소와 제본소로 넘겨 책이 나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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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소의 모든 인쇄물이 도서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출판사를 통해 하루 쏟아지는 신간도서 물량을 생각하면 책 인쇄는 인쇄 사업의 주요한 목록이다. 제본소나 기타 책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거치는 관련 업종도 마찬가지다.


도서로 볼 때, 제지사, 인쇄(에폭시 등 특수 인쇄 포함)나 제본, 유통(배본처 등), 서점 등의 사업은 출판사가 창출하는 것이다. 출판사는 고생 고생하여 영업도 하고, 저자들 원고도 사들여 제지사나 인쇄소나 제본소나 서점 등의 일을 창출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출판시장은 얼마나 열악한가. 2022년만 하더라도 국내 대형 서점이 문을 닫았고, 국내에서 가장 큰 도서유통 업체도 끝내 무너졌다. 출판사가 살아나야 제지사도 인쇄소도 제본소도 서점도 기타 관련 업체들도 살아나는 것이다. 그런데 출판사를 통해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지사나 인쇄소나 제본소, 출력실 등은 설비가 있으니 소상공인정책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들의 사업을 창출해주는 출판사는 지원 대상이 아니라니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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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을 받고 못 받고를 떠나 출판사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싶고, 출판사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시각이 너무나 협소한 거 같아 안타깝다. 출판사가 좋은 책을 많이 만들어 내야, 국민의 독서량도 늘고, 독서량이 늘면 정서가 충만해져 지금처럼 극심한 갈등도 해소된다. 또한 관련 업체들도 먹고 사는 것이다. 아무리 비싸고 훌륭한 설비를 갖췄다 한들, 최정점의 출판사가 없다면 이들의 일은 대폭 줄어들기 마련이다.


출판사가 투자와 기획으로 베스트셀러 한 권만 낸다고 하더라도, 종이회사부터 모든 관련 업체가 누리는 수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베스트셀러가 아니라도 대한민국 출판사들이 창출하는 일감이 평가절하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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