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이름으로 살아가는 하루의 리듬
아침은 언제나 빠르게 흘러간다.
아이의 아침 준비를 챙기고, 준비물을 확인하고,
등교 시간에 맞춰 데려다준 후 출근한다.
그렇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비로소 내 하루가 시작된다.
센터 문을 열고, 청소와 함께 기구를 정리한다.
그 순간, 일과 육아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바뀐다.
엄마에서 강사로, 하루의 역할을 전환하는 시간이다.
사람들은 낮에 수업하고, 밤엔 쉰다고 생각하지만
내 하루는 그 반대다.
낮에는 주로 일정과 콘텐츠를 정리하고,
밤에는 수업이 몰린다.
회원마다 컨디션이 다르고,
시간마다 집중의 결이 달라서
하루를 마치면 몸도, 마음도 비워진다.
그래도 조용히 노트를 연다.
오늘의 수업 메모, 내일의 스케줄,
다음 콘텐츠 아이디어까지.
누군가는 휴식을 취할 시간에
나는 다시 계획을 세운다.
이 일이 힘든 이유이자,
동시에 내가 멈출 수 없는 이유다.
밤 10시쯤 센터 불을 끄고 나올 때면,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너무 오래 일하고 있는 걸까?’
집에 돌아오면 아이는 이미 숙제를 마치고 있다.
대부분 남편이 봐준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 밀려온다.
전업맘들처럼 살뜰히 챙겨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는 마음이 아프다.
‘내가 일하느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잃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
일을 통해 성장하는 내가 결국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기도 하니까.
“엄마는 오늘도 열심히 일했어.”
그 말이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
나는 하루에도 여러 번 이름이 바뀐다.
아침엔 엄마, 낮엔 원장, 밤엔 강사.
각 이름에는 다른 책임이 붙어 있다.
엄마로서의 책임은 사랑이고,
창업가로서의 책임은 현실이고,
강사로서의 책임은 전문성이다.
이 셋을 완벽히 병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셋을 함께 붙들고 사는 게 내 인생이다.
아이에게는 든든한 엄마로,
회원에게는 믿음직한 선생님으로,
그리고 나 자신에게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필라테스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그건 내 일상이자 나의 언어다.
몸을 다루는 일이지만,
결국 마음을 다루는 일이기도 하다.
회원의 몸이 변하면 표정이 달라진다.
그 순간마다 이 일이 내게 주는 의미를 다시 느낀다.
아이의 웃음, 회원의 변화,
이 두 세계를 오가며 나는 살아간다.
누군가는 내 삶을 ‘과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세 가지 역할이 서로를 지탱하고 있다는 걸.
매일이 완벽할 순 없지만
나는 매일을 성실하게 이어가고 있다.
불안할 때는 멈추지 않기 위해,
지칠 때는 잠시 멈추기 위해
내 안의 리듬을 조절한다.
엄마로서의 마음,
창업가로서의 책임,
강사로서의 자부심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나는 나답다.
가끔은 저녁을 차려주지 못해 미안하고,
숙제를 봐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지만
그 대신 내가 일에서 배운 것들을
삶으로 보여주려 한다.
'엄마도 자기 일을 사라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이에게 천천히, 꾸준히 전하고 싶다.
그래고 내가 챙겨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 아이의 하루에도 마음을 쓴다.
내가 곁에 있을 때만큼은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한다.
워킹맘으로 산다는 건
누군가를 돌보며 동시에 나를 단련하는 일이다.
창업가로 산다는 건
불확실함 속에서도 방향을 세우는 일이다.
강사로 산다는 건
누군가의 변화를 지켜보며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이 세 가지 이름은 나를 지치게도 하지만,
결국엔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세 이름으로 살아간다.
엄마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었고,
강사이기 때문에 단단해졌으며,
창업가이기 때문에 나를 지켜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도 나의 리듬으로, 나의 속도로,
단단하게 걸어가고 있으니까.
“필라테스를 가르치고, 1인샵 운영을 기록합니다. 누군가의 시작이 덜 두렵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