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다 비켜라
쫓을까, 잡을까
싹싹 비는 손 앞에
마음이 약해진 나
움켜쥐던 파리채
슬그머니 놓는다
-가라 가! 살려줄게-
파리야
넌 모르지?
알 리 없지
아빠가 병원에 계신 후
내 마음이 달라졌단다
파리 한 마리도 쉽게
죽이지 못하겠더라
차마 그럴 수 없더라
왠지 그럴 수 없더라
아빠... 불러놓고 흰 종이만 쳐다봐요
할 말이 너무 많아 한 줄도 못 썼어요
“아빠, 거기는 춥지 않아?”
“오늘 달리기 일등 했어.”
묻고 싶은 말, 자랑하고 싶은 일들이
날마다 마음속에 풀꽃처럼 자라나요
오늘도 아빠의 베개 가슴에 끌어안고
지친 몸 웅크린 채 잠든 엄마 뒷모습
하늘편지 쓰는 나와 꼭 닮은 슬픈 마음
아빠도 우리가 보고 싶어 매일 울까요
우리 없는 천국이 싫어서 매일 울까요
달빛 환한 창가에 빈 편지지만 놓아둔 채
나도 엄마 곁에 누워 아빠 꿈을 꾸러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