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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Aug 25. 2023

35. 변해버린 나를 인정하기

불변하지 않는 진리 중에 하나는 누구나 변한다는 것이다. 

변한다는 것은 종국에는 죽음에 이른다는 말이며 결과론에 부합하는 것이므로 인간이라면 누구나 변한다는 것으로 성립한다. 누구나 변한다. 


하지만 당신은 누구보다 당신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의 변화는 자각하고 의식적으로 기록하지 않는 이상 변화했다는 사실을 여간해서는 감지하기 어렵다. 

마치 어렸을 때 귀여웠던 나의 모습을 시간이 지나며 변해버린 성인의 얼굴에 가려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는 외면의 변화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변화 또한 마찬가지이다. 


당신의 내면은 수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오늘도 시시각각 변화를 향해 물결치듯 일렁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변해간다. 

나를 알아차린다는 것은 소크라테스가 남겼다고 전해지는 희대의 구절 '너 자신을 알라.'가 얼마나 귀중한 격언인지를 명백하게 증명해 주는 행위이다. 깊은 사유와 고찰을 통해서만 나를 관조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는 상당히 고차원적인 행위이며 지성에서 영성으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나를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하고 변화한 나를 유지하는 것은 매일 매 순간 알아차림의 반복을 행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칫 나에 대한 또 다른 관성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러한 관성은 거듭되는 반복으로 인해 권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흔히들 매너리즘이 지겹고 나쁜 것에만 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좋은 것에 오는 권태와 매너리즘이야 말로 진정한 매너리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건 좋은 게 아닐 수 있다. 


변화하고 있는 나를 관조하고 유지할 수 있는 힘은 결국 다시금 알아차림과 관조를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발전시키는 수 밖에는 없다. 이에 필요한 것은 책상과 책, 그리고 시간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나만을 위한 시간을 도무지 낼 방도가 없는 사람이 있다. 바빠서 지금 당장 관뚜껑을 닫을 생각이 아니라면 매일 자신을 위한 시간을 1시간 정도는 할애해야 한다. 

당신의 사회성 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만을 위한 시간이다. 


변해버린 나를 인정하는 것은 지금 이 상태의 나를 견딘다는 것이다. 

그것이 좋은 것이라 해서 견딘다는 이야기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좋아진 나를 견디는 힘도 나름 대단한 힘이다. 

좋은 것을 견딘다고? 말이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은 이탈하지 않는 힘을 이야기한다. 

당신이 힘겹게 오른 좋은 궤도를 이탈하지 않을 힘을 길러야 한다. 

관성은 나태를 부르고 나태는 과거로의 회귀를 염원한다. 


'이만큼 했으면 되었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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