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이 Nov 16. 2024

2024 JTBC 마라톤 후기

아마추어리즘 추구 및 실패! 그래서 더 재미있네!

2024년 11월 3일 2024 JTBC 마라톤이 열렸다.

그리고 나도 그 대회에 참가해서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해 봤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JTBC는 우리나라 3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

새벽 6시 25분 월드컵경기장역은 마라토너로 가득.,

(대회 2주일 전) 대회목표를 생각했다.

몸컨디션, 훈련상태, 직장업무, 당일날씨 등을

고려 시 원하는 서브 3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이에 평상시 하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해 보기로

결심했다.

나름 결정한 콘셉트는 아마추어리즘이다.


나는 메이저대회 때는 나만의 루틴대로 준비하고 실시 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존 것을 탈피하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추구하면서

대회를 즐기겠다고 결정했다.


그렇다고 기록을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변화들이 잘 들어맞으면

성공(기록)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좋은 경험을 쌓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변화는 대회당일 출발 전 루틴이었다.

나는 대회 3시간 전에 바나나와 초콜릿을 먹고

물 500ml에 CCD(보충제)를  타서

출발 30분 전까지 섭취해 왔다.


가장 중요한 용변은 기상 후 집에서 1회,

대회장 지하철 전역(인파 고려)에 1회,

출발 전 10분 전 1회를 반드시 갔다.

(소심해서 그런지 화장실이...)

그래서 항상 그룹 후미에서 달리기 시작해서

초반 페이스가 나빴다.


이번 JTBC때는 대회전 마지막 수분섭취를 출발 1시간 전에 마치고 화장실을 출발 30분 전에 다녀왔고

유튜브에서 본 라라올라(아르기니)를 출발 직전에 섭취하였다.


비교적 그룹 선두에서 출발할 수 있었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수월했다.

그리고 20km까지는 너무 즐겁게 뛰었다.


근데 방광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1시간 30분을 참아야 하는데

자신이 없어졌다.


21km를 넘어가는데 간이 화장실이 보였고

때마침 사람도 나와서 대기할 필요도 없었다.

나는 쏜 살과 같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수분만을 배출했는데

의지와 에너지도 같이 따라나간 것 같았다.

이후 페이스롤 올리는 것이 너무 힘이 들었다.


수분섭취와 화장실 계획은 다시 설계하고

검증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그래도 초반에 페이스 업해서 달린 것은

멋지고 행복한 경험이었다.

펄럭이는 쇼츠에서 숏타이즌로 변경

째, 요즘 추세에 따라 하의를 숏타이즈로 변경하였다.

지난 5년 동안 거의 모든 대회에서 뉴발란스 3인치 쇼츠를 입어왔는데 과감하게 나이키 숏타이즈로 갈아입었다.

숏타이즈는 골반과 허벅지를 잡아주고 펄럭거림이 없어서 좋았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서인지 열배출이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

다음에도 숏타이즈를 이용하되 통풍성이 더 좋은 것으로 바꿀 필요는 있다고 판단하였다.

19km지점 마라톤114 자봉단과 조우

째, 레이싱 간 묵언수행을 중단하고 응원에 대한 호응하고 즐겼다.

기존에는 풀코스를 뛸 때는

말하는 것과 손드는 힘을 아끼려고

묵언수행하듯 나 자신에게만 집중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응원에 호응도 하고

가끔 말도 하였으며 소리도 질러봤다.


재미는 있었으나 실제로 빨리 지치는 것 같았다.

대신 멋진 사진을 많이 얻었다.

기록 경신 대회에는 묵언수행을 지킬 생각이다.

마포대교에서 질주

넷째, 레이스 막판 주기적인 파워젤 섭취 미실시!

기존에 출발 전에 파워젤을 먹고

5km, 15km, 25km, 35km에서 파워젤

10km, 20km, 30km, 40km에서 포도당캔디를

섭취하였다.

이번에도 거의 비슷하게 먹었지만

30km 지점부터 응원하시는 분들이 주는

레몬과 물약(?)을 받아먹었고

입이 너무 달아서 35km 이후 파워젤과 포도당캔디를 먹지 않았다.

그 결과 40km 지점부터 봉크가 와서 제대로 뛸 수가 없었다.

(봉크 : 글리코겐 소진으로 몸을 못 가누는 상태)


한발 한 발이 지옥이었고 달리는 것이 고통이었다.

다시는 안 뛴다고 수만 번 생각했는데

지금은 후반레이스를 끌어갈 영양분 섭취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2024년 JTBC마라톤은 몇 가지 변화로

내게 큰 충격(감동)을 주고 끝났다.


누군가 내 기록을 물어보면

자랑스럽게 말하기가...

하지만 잘 뛰었냐고 물어보면

이겨내서 자랑스럽다고 답할 것이다.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한

2024 JTBC마라톤은 그렇게

내 기억으로 남았다.


실패냐고 물어본다면 "넵!"

힘들었냐고 물어본다면 "넵!"

잘 뛰었냐고 물어본다면 "넵!"


실패하면서 배우고

힘들어하면서 느끼며

이래저래 이겨내는 것이

아마추어 아닌가...


다음에는 멋지고 잘 뛰어보련다.

2025 동아마라톤 기다려라!

매거진의 이전글 2024 JTBC 서울국제마라톤 준비완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