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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이 Mar 04. 2017

아버지 이야기#6 여운

2016년 4월 2일 노을을 보며 손 모아 기도한 바람

2016년 봄, 우리나라에서 노을이 가장 이쁜 전남

영광에 있는 백수해안도로에 갔다.

노을은 불과 몇십 분 동안 세상을 몽환적으로

적시고 사라졌다.

지난 40년 동안 같이하고 꿈같이 떠나간 아버지가

보고 싶어 졌다.

그리고 등대 같이, 파도 같이, 바위 같이 재회를

알리고, 애원하고, 기도해도 안 된다는 약간의

절망을 느껴서 짧은 글을 썼다.


여운(난이)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다.


등대처럼 불을 켜서 알려도

파도처럼 여울져 사정해도

바위처럼 자리를 지켜도


잠시 세상을 몽환적으로 적시고 사라진다.


한때는 빛으로 알리고

한동안은 넘실대며 애원하고

한참은 묵직함으로 지켜도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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