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덴마크 레고하우스에서 일하고 싶다

by 장미화

- 튀르키예 명절 연휴로 여행 중입니다.

오늘은 덴마크 이야기예요.^^ -



레고의 고향 덴마크에서 천국을 보았다.

바로 '레고 하우스'.


덴마크에겐 미안하지만

레고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레고의 힘에 압도됐다.

이유는 크게 이 두 가지다.


첫 번째, 레고 조각 6개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의 수치다. 2×4 레고 브릭 6개로 만들 수 있는 조합이 몇 개나 될까? 상상초월이다. 바로 9억 1510만 3765가지라고 한다. 그 수치를 보는 순간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레고의 가치에 대해 수긍하게 됐다. 전 세계 사람들 누구라도 살면서 한 번쯤 손에 쥐어본 이 레고라는 것은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구나 싶다. 레고하우스에서는 모든 방문객에게 빨간 레고 브릭 6피스를 선물로 주며, 나만의 레고 카드를 발급해 준다. 나는 5억 1300만 7199번을 받았다.


나를 압도한 레고의 힘 두 번째는, 레고하우스 직원들의 태도다.


레고하우스에 방문한 사람들은 레고를 좋아해서 여기까지 돈 내고 찾아왔을 테니 신나는 건 당연하다. 덴마크 레고하우스는 단순히 브릭 전시를 감상하고 레고 조립도 조금 체험해 보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일단 체험할 수 있는 콘셉트 자체가 무척 다양하다. 물고기 디자인, 자동차 디자인, 나만의 레고 꽃 화원 만들기, 레고 코딩으로 꿀벌을 도와주고 자연 돌보기, 쓸모없는 브릭들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 보기, 독창적인 캐릭터 만들기 등등... 내가 만든 모든 작품은 바코드를 찍으면 실시간으로 화면에 전송되어 살아 움직인다.


그런데 이 모든 흥미로운 체험거리들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직원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었다. 레고하우스는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 확실히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들의 미소는, 놀이동산에서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으며 손을 흔드는 공주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다들 참말로 즐거워 보이고 찐으로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들 같다. 미소를 머금고 레고 만드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가끔씩 "이렇게 해 보는 건 어때?" 하며 제안해 주고, 방문객이 만든 레고들이 쌓이면 분해하여 정리하며, 뚝딱뚝딱 레고를 만들어 슬쩍 전시하기도 한다.


심지어 레고스토어 계산대 직원까지 어찌나 유쾌한지, 배우 잭블랙을 닮은 그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너도나도 노란색의 커다란 레고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이제 마지막 관문인 레고하우스 여권에 도장까지 쾅! 찍으면 기분 좋은 레고나라 여정이 마무리된다.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몰려나온다. 그중 한 무리가 레고스토어로 들어가더니 두 명이 커다란 레고 한 박스씩을 겨드랑이에 끼고 나온다. '나 얼른 집에 가서 이거 조립해야지. 룰루랄라~' 이런 느낌이다. 계산을 마친 후 기쁜 표정으로 회사를 나선다. 퇴근하는 직원들의 표정을 보고 나는 다시금 확신했다. 그들은 모두 진정으로 레고를 좋아한다! 일 끝나고 퇴근하는 사람들이 맞나 싶게, 단 한 명도 지쳐 보이는 사람이 없다.


그 순간 레고하우스 전체를 통틀어 지친 사람은 단 한 사람, 나밖에 없었다. 레고에 관심 없는 내가, 레고하우스에 오전 10시에 도착해 5시 폐장시간까지 7시간을 꽉 채웠다. 레고의 힘에 압도되고 레고의 매력에 풍덩 빠져 5시간을 달렸지만, 그래도 나머지 2시간 동안 스멀스멀 체력이 소진됐다. 레고하우스를 나서며 완전히 방전된 내 손을 끌어당기며 둘째 아이가 말한다.


"아, 나 내일 여기 또 오고 싶은데.

나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


그러자 첫째가 말한다.


"아, 나중에 여기 레고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아이가 글로벌 인재가 되길 바라는

전형적인 한국 엄마인 내가 말했다.


"어. 그럼 공부 열심히 해."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