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팅힐의 바로 그곳, 노팅힐 명소 찾아보기

by MARY

이번 런던을 여행하며 노팅힐에 꼭 와보고 싶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노팅힐 영화가 너무 좋아서...

처음 볼 때는 내용만 따라가느라 잘 몰랐는데 몇 번 다시 보니 노팅힐이라는 장소도 굉장히 예쁜 곳이구나 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원래도 아기자기 예쁜 곳인데 영화에서 유독 예쁘게 그려 저서 그런지 더 로맨틱해 보이기까지 했다.


2. 지난번 런던 여행 때 히드로에서 들어오면서 노팅힐을 둘러보는 계획이었는데 스톰으로 인한 5시간 연착으로 해 질 무렵에 정말 노팅힐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노팅힐을 맘껏 누벼보고 싶었다.


노팅힐에 대한 애정을 이만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까 운 좋게 노팅힐 주변에 숙소를 얻어 드디어 다시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호스트가 친절하게 맞아주었고 방안내부터 화장실, 집안 내부 공간, 키 전달 등 안내를 받게 되었다.

방에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겼다.

숙소설명에서부터 빅토리아풍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정말 어느 영국 소설에 나올법한 그런 방이었다.

사실 바닥도 조금 삐거덕 거리고 쌀쌀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름 꾸며놓은 벽에 걸린 양탄자 느낌의 패브릭 포스터나 커튼 그리고 서랍, 거울까지 필요한 것은 다 갖추어져 있었다.

원하는 장소에, 이런 로컬느낌의 방에서 묵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좋았다.

왠지 허름하지만 아늑한 이런 느낌의 방에 애정을 느끼게 된 게 얼핏 골웨이에서의 내 방도 생각이 났다.


숙소엔 이런 말 잘 듣는 고양이도 지냈는데 호스트가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는 것 같았다.


처음 계획으로는 숙소에 가자마자 짐 던지고 노팅힐에 나설 예정이었는데 호스트가 차도 내주고 근처에 둘러볼만한 이것저것을 설명해 주느냐고 집에서 시간을 좀 보내게 되었다.

처음엔 계획대로 나가야 하는데...라고 생각해 뭔가 안절부절못했지만 그래도 꽤 좋은 정보도 얻었고 무엇보다 그분이 하는 말이 웬만큼 다 들려서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에 대한 걱정은 좀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노팅힐 탐험에 나섰다!

처음엔 노팅힐 방향이 아니라 좀 위쪽 부분으로 먼저 돌았는데 걷다가 카드 앤 기프트샵 발견했다.

카드 앤 기프트... 뭐가 있나 궁금해서 들어가 봤는데 정말 예쁜 카드가 촘촘히 걸려있었다.

근데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그냥 보고만 나가긴 좀 그래서 예쁜 카드가 많은 김에 몇 장 골라봤다.

골라서 계산하려고 1파운드를 지갑에서 찾고 있었는데 카드결제기를 이미 준비해 놓으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코로나 전에는 영국도 현금소비가 뚜렷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로 언택트가 일상화가 되어 그런지 카드를 선호하고 어떤 가게는 심지어 Card Only 인 곳도 꽤 있었다.


그렇게 런던에서 기분 좋게 첫 소비를 하고 다시 나섰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에는 가게에도 그냥 벽에도 그라피티가 참 많았다.

그냥 마구잡이 낙서가 아니라 색감도 화려하고 꽤 공들여 그린 느낌이라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라피티가 너무 과하면 조금 위협적 이게도 느껴지지만 정돈되어 그려져 있는 그라피티는 도시를 보다 화려하고 생동감 있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노팅힐의 또 다른 명물, 에코백.

참 다양하고 컬러풀한 에코백이 많았는데 백패커 여행자로서 첫 여행지에서 많은 물건을 소비할 수 없어

에코백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지만 다음이 있을 것이라는 핑계를 삼아보기로 한다.

노팅힐을 걷다가 서점을 발견했다.

서점이면 국적불문 일단 들어가 본다. 비록 책을 살 수는 없어도 어떤 책을 파는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든든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노팅힐에서의 서점은 노팅힐이라는 동네답게 책들도 참 화려했다.

책 커버가 화려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고전 소설이 이렇게 올라와있는 것을 보니 영국사람들의 클래식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영화 노팅힐에서 등장한 명소들을 찾아가 보았던 경험이다.

영화 노팅힐에서 휴그랜트는 The Travel Book이라는 여행서적을 파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 캐릭터 윌리엄이랑도 참 잘 어울리는데 그 서점 및 서점 주변에 영화에서 참 많이 등장한다.

그 주변에서 영화배우 애나와 만나 인연이 되었고 애나도 이 서점에 방문하고 특히나 애나가 마지막 자신의 진심을 전달한 것도 이 서점이다.

지금 그 자리에 이 기념품샵을 운영하고 있다.

단지 영화를 촬영하는 순간만의 장소였던 게 아니라 이렇게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서 영화를 기념할 수 있게끔 남아있어서 영화팬으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마 이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이렇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노팅힐 영화 속 명소라 하면 윌리엄 데커의 파란 대문집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파란 대문집은 색깔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이 뚜렷한데 특히나 영화 속 애나가 윌의 집에 있는 사실이 기자들에게 알려지자 온갖 기자들이 이 집 앞에 찾아와 취재를 요하는데 그 대문이 바로 이 대문이다.

지금은 FIXXED라고 아예 고정문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이 대문이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심지어 1999년 영화인데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 노팅힐 중 애나와 문제가 발생하고 일시적 일지만 실연을 경험한 윌리엄은 무작정 거리를 걷는데 배경음악으로 Ain't no sunshine 이 깔린다. 그가 걸을수록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심지어 겨울이 되었다가 다시 봄이 된다.

실연 이후 윌리엄의 심정 및 시간이 흐름을 보여주는 연출인 것 같은데 영화 중 참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노팅힐을 걷다가 과일 및 채소를 잔뜩 파는 시장을 지나니 이 장면이 생각났다. 왠지 윌이 지나갔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좋아하는 영화에 등장한 명소를 직접 가보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다.


너무도 화창했던 영국의 첫날.

어째 화창하다 했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비가 쏟아졌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영국이니까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이때가 4시가 넘은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뭘 먹고 싶지는 않고 정말 따뜻한 커피 한잔이 너무 마시고 싶었다.

근데 새롭게 알게 되었지만 많은 영국 카페가 아침 일찍 열고 4시, 5시면 닫는다고 한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도 아니고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 문을 연 카페를 찾을 수가 없다니.

한국에서와 너무 다른 라이프 스타일에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슬슬 피로도 몰려오고 비도 오고 살짝 지쳤었다.

그러다가 카페를 겨우 하나 발견했는데,

커피 한잔이 뭐라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커피 한잔 살 수 있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했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커피 한잔하고 싶은데 아무 데도 없다 하소연하니 우린 파니까 금방 한잔 주겠다고 유쾌하게 응대해 줬다. 참 감사한 분을 만났다.

비 오는 런던이라. 어쩌면 더 익숙한 풍경인지도 모르겠다.

이 순간을 즐기기로 했다.

이미 따뜻한 커피도 한잔 손에 있겠다 비 오는 풍경을 보며 커피도 마시고 아까 산 엽서도 구경했다.

놀랍지도 않게 커피 한잔하고 일어날 때쯤 다시 날이 개었다.

그래도 내가 이런 이국적인 풍경을 직접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쯤은 고생도 아니었다.

아마 일상이었다면 이런 날씨에 예민하게 반응했겠지만 여행자 신분으로는 마음이 보다 넉넉하고 느긋해진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보다 특별해 보이고 보다 좋은 것을 담으려 하고 돌발상황도 경험으로 삼으려 한다.

그래서 여행이 종종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쁜 건물 사이를 걸으며 일찌감치 숙소에 들어가 이제부터 시작될 여행을 위해 체력을 아껴두었다.

여행 첫날 무사히 도착해 벌써부터 신나는 모험을 즐기게 된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웠다.

런던의 다음 여행지가 기대되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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