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슈즈, 사례로만 남게 될까?

올즈 큐레이션 (15)

by 자민
1년 전 커리어리 코멘트


한때 착한 기업의 대명사였던 탐스(TOMS)가 결국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다. '한 켤레를 사면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한다는 마케팅으로 유명세를 탔던 탐스의 몰락을 어떻게 봐야 할까. 탐스에게 더 이상의 미래는 없는 것일까?


구글 트렌드의 과거 검색량 데이터를 통해 보면 탐스의 전성기는 2012년이었다. (현재의 검색량은 8년 전에 비해 약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당시부터 점차 윤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탐스는 고객들에게 다른 신발 브랜드들 대비 차별적인 만족감을 제공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차별화를 바탕으로 2014년 베인캐피털로부터 약 4천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문제는 탐스의 성공이 '재현'되지 않는다는 것.


즉 대중음악계에 비유하자면 히트곡 하나 내고 사라지는 '원히트 원더(one-hit wonder)'에 가깝다는 점이다. 탐스 브랜드 디자인에서 짐작할 수 있듯 탐스 제품군의 핵심은 아르헨티나 전통 신발인 '알파르가타'인데, 이것을 뛰어넘는 제품이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며 탐스의 '1+1 기부 정책'이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더욱 큰 문제는 브랜드를 뒷받침해줄 만큼 기존의 상품력을 뛰어넘지 못하는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위기의 원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기업가치는 미래가치의 반영이기도 하기에, 더 이상 과거의 혁신을 재현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의 가치는 점차 하락할 수밖에 없다.


위워크에게도 그랬듯, 언제 이 회사를 칭송했었냐는 듯이 언론들은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기 바쁘다. 하지만 테슬라처럼 또 예상치 않은 순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보란 듯이 가치를 회복하고 신고가를 써 내려가는 기업도 존재하는 게 시장이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자 했던 탐스의 멋진 귀환을 기대해본다.



인용한 기사


신발 기부하던 '탐스', 어쩌다 '좀비기업' 됐나

(머니투데이, 2019년 12월 31일)




2021년 1월 새롭게 드는 생각들


기대가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 탐스는 2020년 12월 채권단 공동관리 체제로 전환됐다. 1년 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눈에 띌 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짧게나마 한 시절을 풍미했던 브랜드 하나가 사라져 가는 게 아닌가 싶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영학 교재에 1+1이란 인상 깊은 마케팅 사례이자, 결국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사회적 기업의 사례로서만 남게 되지 않을까. (아래 링크한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10분짜리 영상이 탐스 사례를 잘 요약해주고 있다.)


참고하면 좋을 후속 기사


How Toms went from a $625 million company to being taken over by its creditors

(Business Insider, Dec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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