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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민 May 28. 2021

아마존은 왜 MGM을 인수할까?

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19)

"(아마존 프라임) 시청 행태와 구매 행태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 진실은 이것이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드라마와 영화를 만들기를 원했다는 것."


1. 지난 26일, 아마존이 영화 제작사 MGM 인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84.5억 달러(한화 약 9.5조 원) 규모의 거래로, 아마존으로서는 2017년 홀푸드 인수(137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2. MGM 인수를 두고 경쟁했던 애플은 약 60억 달러 수준으로 인수가를 검토했다고 합니다. 프라임 비디오를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이 애플에 비해 약 1.4배의 베팅을 통해 MGM을 얻은 셈입니다. 아마존이 애플보다 절실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3. MGM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때 할리우드 5대 메이저 제작사(디즈니, 워너, 유니버설, 컬럼비아, 파라마운트) 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대형 제작사입니다. 최근에는 라이언스게이트 등과 함께 5대 메이저보다는 한 체급 아래 미니-메이저로 분류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007 제임스 본드와 로보캅 등 유명 IP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저력있는 회사입니다.


4. 아마존과 애플 등 OTT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 입장에서 MGM은 인수 성공 시 넷플릭스 중심의 시장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조각입니다. 현재 5대 메이저 중 디즈니와 파라마운트를 제외하고 워너는 AT&T가, 유니버설은 컴캐스트가, 컬럼비아는 소니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5. 일각에서는 MGM을 인수하며 스트리밍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아마존의 행보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아마존 프라임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임으로써 멤버십을 연장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합니다.


6.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은 기본적으로 코스트코의 멤버십 구조와 비슷합니다. 매출이 그대로 영업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운신의 폭이 늘어납니다. 지속적으로 멤버십을 유지하는 고객이 많을수록, 더 낮은 가격에 좋은 제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7. 그러나 NYT 시라 오비드는 최근에 아마존 관련 서적 <Amazon Unbound> 저술한 작가 브래드 스톤의 입을 빌려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강화가 리더 제프 베조스의 의지라는 의견을 피력합니다.


8. , 시장 경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입각한 결정이었을  있지만, 동시에 경영자가 '그냥 하고 싶어서', '영화 만드는  그냥 쿨해 보여서' 내린 결정일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MGM 대한 아마존과 애플의 가치평가 차이는 이런 시각에서 기인했을  있습니다.)


9. 아마존의 MGM 인수는 미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기류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수가 완료되면 베조스가 그가 원하던 퍼즐 조각을 어떻게 새로운 사업에 활용하고자 할지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블루오리진 로켓 탑승을 희망하는 고객들이 MGM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우주여행을 사전에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먼저 이용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 이 글은 퍼블리 '커리어리'에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 Illustration by Adam Maida, The New York Times




참고한 기사

Why Is Amazon in Entertainment?

(The New York Times, May 26, 2021)


아마존, 9조5000억원에 MGM 인수… 스트리밍 강화

(조선비즈, 2021년 5월 26일)


“이미 충분히 크다”…아마존 ‘MGM 인수설’에 긴장한 미국

(한겨레, 2021년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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