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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민 May 26. 2022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면

읽고 생각하고 쓰고 (17) -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1. 사랑, 전쟁, 섹스, 갈등, 비극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전형적인 요소를 내포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면 글은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좋다.


2. 글로든, 말로든 누군가와 공통점을 찾으려 할 때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공개하고 상대방에게도 개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 누군가에게 당신을 고용하도록 설득하는 자리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아 유대감을 형성하거나 공통점을 찾는 데 실패한다면 당신은 그저 하나의 이력서로 남을 뿐이다.


3. 독자의 편견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효과가 있을 만한 강렬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선 평소에 자주 접하지 않는 매체를 가까이하며 다양한 관점을 배워야 한다. 사람들은 늘 읽는 글만 읽으려 한다. 진보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뉴욕타임스>나 《뉴요커》를 읽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월스트리트 저널>과 《내셔널 리뷰》를 읽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하는 웹사이트만 찾아다니며 글을 편식해선 안 된다. 너른 시각을 제공하는 글을 읽어야 한다. 각기 다른 세계관을 비교하는 일은 굉장히 재밌고 흥미롭다.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냥 이메일 뉴스레터를 신청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4. 타인의 이야기를 잘 들을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사실 이것이야말로 의사소통의 핵심적인 기술이다. (...) 휴대전화를 보고, 전화를 받고, 문자를 보내는 행위는 타인을 개인의 잣대로 판단하고 무시하는 행동이자 지금 당신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5. 내가 미팅을 주관할 때는 노트북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물론 미팅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필요할 수 있으니 예외를 두기도 한다. 하지만 이른바 노트북에 '기록을 한다'는 사람들 옆에 앉아봤으나 이들은 이내 회의 내용은 듣지 않고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노트북을 들고 오는 것은 회의 때 약물을 가져오는 것과 비슷하다. 주의를 산만하게 만든다. 감각을 예리하게 유지할 수가 없다.


6.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면 먼저 당신부터 그들의 말에  기울여야 한다.



7. 업무용 사고 회로를 가동시키거나, 학자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해 내부인들만 알아듣는 특수 용어를 쓰면 글이 망가진다. 당신이 전하고 싶은, 당신만이 제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달아야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가 분명해진다.


8. 다른 사람들은 놓치고 지나가지만 당신만이 보고, 느끼고, 관찰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누구나 각자 나름대로 경험과 지각이 있다. 당신이 열여덟 살이든 여든 살이든,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글에는 당신만의 경험과 감정이 담겨 있어야 한다.


9. 매 순간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새로운 일을 배우는 과정은 힘겨웠지만, 종국에는 이 일을 맡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니, 새로운 업무를 맡은 첫날, 첫 주, 또는 첫 달에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10. 에디터로서 발을 내딛은 초창기부터 내게 와닿는 글을 실었다. 다른 방법은 몰랐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 막상 결과물을 보기 전까지는 이들도 자신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11. 학교든, 일터든, 어디에 속해 있든 주변 사람들에게서 배워야만 한다. 사람마다 관점도 다르고 에디팅 스타일도 다르다. 무엇이든 나름의 배울 점이 있다. 당신 주변의 가장 똑똑하고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을 모방해야 한다.



자민의 생각

뉴욕타임스 Op-Ed 편집장인 트리시 홀의 글쓰기 작법서《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중 인상 깊은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책의 원제는 'Writing to Persuade', Op-Ed는 Opposite-Editorial의 약자로 신문 사설과 대치되는 의견을 싣는 NYT의 대표 지면 중 하나입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여러 신문사 생활을 거친 저자의 직장 에세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관심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가, 중간중간 등장하는 직장생활 경험담에 자꾸만 눈이 가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르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쉬운 것도 아니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기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대로 따르기 쉽지 않다는 것조차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출근해서 어제보다 좀 더 동료의 말에 귀 기울여 봐야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 Photo by saeed karim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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