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어느날의 잠 못이루는 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을 보고 나서

by 홀로그램다이어리

예상에 없던 주말 당직 근무를 마치고 온 밤, 피곤하지만 자기 싫은 모순된 마음에 넷플릭스를 뒤적거렸다. 그 중에 내 레이더망에 걸린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Sleepless in Seattle)]을 틀고 꾸벅 꾸벅 졸면서 보았다. 2일에 걸쳐 보게 된 영화는 90년도 초반의 감성을 듬뿍 넣은 담백한 로맨스 영화였다.


처음에 누군지 못알아볼정도로 젊은 '톰 행크스'와 90년대 할리우드 대표적인 스윗하트였던 '맥 라이언'이 영화의 남녀주인공이다. 보통의 로맨스 영화와 달리 주인공들의 만남의 영화 마지막에 가서야 비로서 성사된다. (중간에 스쳐지나가면서 만난 장면은 논외로 치자..)


영화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진 ’샘’은 아들 ‘조나’와 함께 시애틀로 이사 한다. 한편, 완벽한 남친 ‘월터’와의 결혼을 앞둔 '애니'는 가족들에게 그를 소개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밤, 새 엄마가 필요하다는 깜찍한 라디오 사연을 보낸 '조나'와 아내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샘'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다. 방송 이후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잠 못 이루는 시애틀씨'라는 애칭을 얻게 된 '샘' 그의 진심 어린 사연에 푹 빠진 '애니'는 그가 자신의 운명의 짝이라는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고 결국 '샘'과 '조나'를 만나기 위해 시애틀로 향하는데... 과연 크리스마스의 로맨틱한 기적을 만날 수 있을까? (출처 : 네이버 영화소개) "


우선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남녀 배우이다. 결혼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알지도 못한 남자와 만나겠다며 다짜고짜 뉴욕으로 향하는 대책없는 여자의 모습마저도 맥 라이언의 사랑스러운 연기로 납득시킨다. 톰 행크스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남자의 모습을 부담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아들 역을 맡은 아역 배우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악동에 가깝지만, 오로지 자신의 아버지가 행복해졌으면 한다며 해맑은 얼굴로 나를 설득시킨다.


더불어 90년대 초의 미국을 영화를 통해 보는 것도 흥미로웠으며 (386 컴퓨터를 사용하여 팩스를 보내는 애니의 모습, 모든 사람들이 유선전화로 통화는 모습 등), 풋풋한 로맨틱 코메디의 전형이라는 점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영화 자체는 상당히 잔잔해서 흔히 생각하는 남녀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영화를 통틀어서 나오는 다툼이래봐야 애니와 월터(애니의 약혼남) 사이의 투닥거림(이것도 제대로 싸우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아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혼내는 모습(몇마디 잔소리)정도가 전부이다.


또한 중간 중간 억지스러운 전개들이 다소 보여 역시 90년대 영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12살도 안되는 남자 아이가 시애틀에서 뉴욕으로 가는데 의문을 품는 사람 하나 없다던지, 규정상 문을 닫아야 하지만 여주인공의 부탁 한번에 손쉽게 문을 열어주는 관리인이라던지 결국 엔딩을 위해 흐린눈을 하고 보아야 하는 장면들이다.


그럼에도 왜 고전이라고 불리는지 알수 있었던 영화였고, 보고나서 기분좋아지는 영화였다.

겪어본적도 없는 90년대의 미국 감성의 향수에 젖는 듯한 느낌도 나고....


별점 : 4/5

한줄평 : 톰행크스와 맥라이언의 뻔하고도 사랑스러운 원격 썸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