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낚시글

마음이 낚일 때까지 상상을 드리우자.

by 아빠 민구

"우린 지금까지 뭐하고 살았냐" 라고 친구와 농담을 따서 씁쓸하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제도권 제도권, 그놈의 제도권 속에서 열심히 그리고 착하게 공부하고, 운동하고, 수많은 시험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데, 나의 손에 쥐어진건 특수목적 대학의 전혀 특수하지 않은 학위 뿐이었다.



사실, 이민을 마음먹고 일년 넘게 알아보고 있지만서도 아직까지 이민의 똑부러지는 방법을 찾지 못한게 현실이다. 이 사이에 낀 고기를 빼야 하는데 이쑤시개가 없는 기분이다.


그거야 뭐 그렇고,

방법이야 찾으면 되는것이고 두드리는 자에게는 언젠간 열리겠지!


우리의 삶을 이끄는 것은 채찍질이나 지시가 아니라 동기부여다.

배고픈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 사진을 보여주고,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를 상상하게 하고

개에게 뼈다귀 냄새를 맡게 하고, 자고 싶은 사람에겐 잠이 보약이라 귀띔한다.

나 스스로에게도 계속해서 침을 흘리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은 낚시글이다. 낚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나는 낚시를 모른다. 내가 애를 키워보니까 그 이유를 알겠다. 자식은 부모가 그려놓은 바운더리를 넘기가 참 어렵다. 그게 훈육이든, 보여주기든, 유전적이든 말이다. 내가 당근 먹는것을 보여주고, 당근을 맛있다고 말하고, 당근을 차려주지 않는다면 내 자식들은 아마도 평생 당근을 먹지 못할 것이다.


다시 낚시로 돌아와서,

나는 아버지와 낚시를 가본적이 없다. 6년전인가? 선배들을 따라 한 번 가본게 전부다.


그리고

내가 제일 하고 싶은건 낚시다.


늘 아빠를 따라 낚시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직업 특성상 산과 들로, 호수와 바다로 다닐때면 물속에 흔들리는 그 고기녀석들을 보며 생각한다.

낚시 하고 싶다고. 하지만 낚시에 선뜻 행동이 이르지 못한다.


그래서 내 로망 중 하나는 자식들이 좀 더 커서 물가에서도 위험하지 않은 나이가 되면 낚시를 다니는 것이다. 바운더리를 넘으려면 큰 맘 먹어야겠지만.


그게 바다든, 호수든, 저수지든, 강이든 상관 없다. 낚시만 하면 된다.


조용한 자연속에서 고기가 잡히든 말든 상관없다.

대 하나 드리워 놓고 아들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투박하게나마 음식도 해먹고 술도 한 잔 하고 말이다.


다만 한국에서보다 더 맑은 물과 더 푸른 하늘을 배경 삼고 싶은게 바람이고, 업무나 학업에 절어서 피곤한 눈으로 초조하게 앉아있는 것 말고,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생각을 정리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 캐나다든, 지중해든, 노르망디든, 발리든 가고싶은 곳을 흘러다니며 말이다. 대자연 속에서 인간의 작음을 느끼면서 그렇게 말이다.



이렇게 머릿속에 낚시하는 상상을 그려넣으니 '동(動)'의 '기(機)'가 '부여'되는 느낌이다.

이제는 아버지가 그어놓은 바운더리를 넘어, 국경선도 넘고 장애물도 넘어 새로운 세계로 가고싶은 마음이 든다.

여느때처럼, 마음이 낚일때까지 상상을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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