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orona #25 악수의 재발견
누가 악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악수의 기원은 유명하다.
서로 오른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고 하니, 신뢰의 표시인 것이다.
이젠 악수를 포함하여, 그동안 인사와 친밀감의 표현이었던 다양한 수단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악수가 직업인 의원 후보들은 '악수'를 할 수 없는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
아랍인들의 코인사나 유럽에서의 볼키스도 이젠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허그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행동 등도 모조리 '거리두기' 가라사대 '금지'가 되어버렸다.
피스트 범프나 팔꿈치 인사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는 있지만, 정서상 '예의'나 '친밀감'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방식이다.
우리는 악수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아-옛날엔 말이야, 악수하고 명함 주고받는 게 비즈니스의 시작이었는데 말이야"라며 회상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았다.
손에 무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신뢰의 도구로서의 악수를 뛰어넘는, '나에게 세균이 없다'를 보여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높은 단계의 신뢰로서 악수가 재탄생하는 것이다.
악수를 할 수 있는 사이에는 목숨을 걸고 지킬 수 있는 무언가가 존재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고, 칼처럼 눈에 당장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높은 신뢰가 필요로 하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겠다 싶었다.
암살자나 테러리스트는 더 이상 다이너마이트나 AK소총으로 무장할 필요가 없다. 호의를 위장한 건강한 사람이 1ml도 되지 않는 바이러스를 반입하고 검역을 통과해 손에 묻히고 악수를 한 번 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김정남이 VX계열의 화학무기를 얼굴에 범벅하고 죽었던 것과도 또 다르다. 흔적도 남지 않고 시점도 불명확하다. 악수 한 번, 혹은 열띤 토론 현장에서의 대화나 박장대소에서 나온 한 방울의 침방울이면 충분하다.
두세 차례, 두세 가지의 바이러스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즉, 방산 업체들과 경호처, 대테러부대에서의 포인트가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악수는 최고의 신뢰관계 확증 수단이자, 최고의 암살/테러 무기가 되어 판데믹 루틴 속 재조명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