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민구 왈왈

헬로카봇, 우리 집을 구해줘!

파워레인저 애니멀 포스도 도와줘!!

by 아빠 민구


경산임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입덧은 심했다.


산부인과에선 "쌍둥이라서 더 심할 수 있어요"라는 정도의 대답을 들었다.


입덧 약을 처방해주셨으나, 아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용을 하지 않는다. 아내는 그렇게 어지러움과 속 쓰림과 울렁거림과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는 중이다.


산책이라도 좀 나가면 좋으련만. 아내도 산책을 하고는 싶지만, '산책'을 생각만 해도 힘이 빠진다고 했다. 아내는 너무 무기력하고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심심할 뿐이고, 그러니 이런저런 서랍을 열어보며 '놀잇감'을 탐색하는 것이다. 밤낮으로 가사를 하곤 있으나, 내가 치우는 속도 x2로 아이들이 어지르기 때문에 집은 보통은 엉망이다.


하지만 당근 마켓을 이용해 두 번의 헬로카봇 변신로봇을 구매한 뒤로 아이들은 로봇 삼매경이다. 활동 반경이 적어졌고, 로봇을 가지고 이런저런 상황극을 펼치며 시간을 보낸다.


https://brunch.co.kr/@jmean9/300


그렇게 로봇을 사서 위기를 모면했던 경험을 글로 썼었는데, 마음씨 좋으신 송유정 작가님께서 더 이상 쓰지 않는 장난감을 보내주셨다.


나로서는 위기의 우리 집을 구해 줄 원군이 도착한 느낌이었다.


택배가 도착한 날,

"어서 책이랑 장난감 다 치워~! 그래야 택배 상자 열어줄 거야~!! 아빠 친구가 변신 로봇 보내줬는데~ 집이 엉망이라서 열어줄 수 없어."


엄포를 놓으니 아이들이 잽싸게 움직인다. 경쾌한 손놀림에 집은 금세 정리가 되었고, 송 작가님이 보내주신 박스가 개봉되었다.


박스에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장난감 로봇 4개와 예쁜 에코백, 그리고 정성스럽게 써주신 엽서가 들어있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지만,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된 사이에서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뭔가 준비하고 보내주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역시나 새로 등장한 변신 로봇들은 아이들을 단숨에 사로잡았고, 우리 집에는 또 얼마간의 평화가 찾아왔다.


매일매일이 버겁고 빠듯하지만, 늘 솟아날 구멍이 있는 걸 보며 안심이 되었다. 그 도움은 때로는 헬로카봇으로, 파워레인저로 나타나기도 하고, 이웃으로부터의 고구마나 김장김치로 나타나기도 하고, 작은 인사나 격려의 말이기도 하다.


비록 감당하기 쉽지 않은 네 자녀를 얻게 되었지만, 주변으로부터의 이런 배려와 도움으로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생겼다.


헬로카봇 도와줘! 파워레인저 도와줘! 송 작가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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