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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민구 Oct 14. 2024

글, 길


다시 브런치를 시작한다면 무슨 글을 쓸까.


쓰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이제껏 쌓은 정체성을 흐리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이전과 똑같은 글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더 신선하면서 농익은 맛이길 바랐다. 그런 글을 쓰고자 한다.


일주일 고민 끝, 나는 두 개의 매거진을 동시에 써나가려고 한다. 하나는 '살아가는 길', 다른 하나는 '돌아가는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살아가는 길은 기존과 같은 맥락의 글이 될 것이다. 다만 아이들을 키우며 아내와 함께 고민하고 책임감에 짓눌리다가도 그 이면에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 자녀에 대한 생각과 육아, 훈육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미칠지 기대하며 쓰되, 예전 글들의 포장지를 다 뜯어내고 정말 솔직하게 쓰고 싶다. 담백하지만 감칠맛 나는 글, 그게 '살아가는 길'의 식감이다.


* 돌아가는 길은 신앙에 관한 이야기이다. '종교'와 '정치'의 색채는 빼고 육아 에세이로만 글을 지으려 했지만 그건 어쩌면 기만이고 반쪽짜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르게 지극히 영적인 존재인데 영혼의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돌아가는 길'은 탕자가 주께 돌아가듯, 혹은 인생의 끝에 다시 본향으로 돌아가듯 영혼의 지향점을 의미하는 제목이다.

 

결국 돌아보니 같은 길이었기를 희망하지만 이 두 매거진의 끝이 같은 지점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정반대로 어긋날지는 나도 모른다. 그저 살아가기 버거운 하루하루가 별다른 포장지 없이 잘 녹아나길, 나와 가족의 삶이 소박하게 기억될 수 있는 보물상자가 되길, 어떤 이들에겐 서늘한 마음의 온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문장으로 좋은 사람들과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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