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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민구 Nov 14. 2024

그럼 감사는 어떤지

불평 끝에 나온 한숨 같은 글

보면

불평의 말은 늘 불평의 감정과 태도를 끌고 온다

불평을 뱉지 않으면 사실 불평할 거리도 없을지 모른다

우리가 불평하는 것은 대부분 불평할만한 것들이 못된다

우리는 평온하고 풍요로운 삶에 익숙해져 있다

자신이 가난하다고, 기회가 없다고, 고난 중에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사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만큼 좋은 시대는 역사상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역사를 객관적으로 볼 때면 깨달을 수 있다

역사가 어려우면 뉴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우리는 평온하고 부유하다 그건 객관적으로 맞다


물론

노아 시대에는 꼴등이 8등이었지만

지금은 승자 한 명과 패자 80억 명이 남는 게임을 하고 있다

문제는 80억과의 비교다

통신은 공유를, 공유는 비교를, 비교는 상실을 낳는다

뇌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을 열면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비교되고 상실한다

학창 시절 수차례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떠올랐다

우리는 상실을 넘어 성장해야 한다

허무함에서 끝나면 삶은 차가운 잿빛 그 이하일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지금은

불평을 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불평을 하고 있을 뿐이다

믿음을 좇아 카타콤에 살다 평균 수명 30세로 생을 마감하지도 않고

조선인구 3/4이 죽었다는 임진왜란도 없고

종교의 자유도, 먹을 음식도 없어 신음도 못하고 죽어가는 북한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


그저

서울에 내 집이 없다는 것에 분노하고

남자는 여자에, 여자는 남자에 분노하고

미세먼지와 미세플라스틱을 걱정하고

개체수가 불고 있는 북극곰을 걱정하고

켓배송이 좀 늦는다고 불평하고

성심당 줄이 길다고 불평한다

우리가 불평하는 것들은 많은 경우에 불평할만한 거리가 못된다


어차피

불평해 봤자 좋아지는 건 그 아무것도 없다

불평의 끝은 누군가를 향한 손가락질이고

스스로에 대한 한계를 긋는 것이고

그 한계를 넘지는 못하므로 무력해진다


반면

밝은 면을 보는 사람이 기회를 얻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을 얻는데

그럼 감사는 어떤지 묻고 싶다

예상밖에 따듯한 11월은 얼마나 감사한지

이 작고 소중한 아이들은 얼마나 감사한지

사랑스러운 아내가 맞아주는 저녁은 얼마나 감사한지

내가 있어야 하는 일자리는 얼마나 감사한지

원하면 밥도 먹고, 차도사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는 얼마나 감사한지

성경을 읽고 교회에 가고 찬양을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지

귀찮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을 수 있는 침대는 얼마나 감사한지

나열하면 끝이 없지


그러니

고리타분한 신세한탄과

꺼끌꺼끌한 자격지심과

오만방자 불손 이기주의 불친절 무책임 무관심 거짓허풍 치우고


감사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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