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orona #4 안전 운수송
안전이 신속이나 대규모보다 중요한 시대
판데믹 루틴의 원인 중 하나는 교류의 확대이다.
세계는 교류를 통해 이익과 재난을 얻어왔다. 바닷길과 실크로드는 문명의 확산과 발전에 기여했지만 질병도 함께 따라다녔다.
중국에서 시작된 천연두가 스페인 함대와 함께 잉카제국으로 가면 안 됐던 것이고, 한국산 가물치가 아메리카의 민물을 장악해서도 안되고, 아메리카 대륙의 붉은 독개미가 부산항에 있는 사람에게 독침을 쏴서도 안된다. 우한의 시장인지 연구소인지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대구에 퍼지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우리는 피동적인 모습으로 사건 발생 후 방역으로 질병의 확산을 쫓아가는 모양새이다. 쫓아만 가던 인류는 이제 최소한 같이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의 진일보와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 말이다.
이번 사태로 항공운수업은 거의 멸절의 위기에 당도했다. 대형 항공사들도 그간의 체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LCC(저가항공) 업계는 절대적인 유동 인구가 줄어버린 상황에서 기폭이 좁은 항공기에 태울 승객을 찾을 수 없었다.
버스와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줄도산의 위기에 당면한 버스업계,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택시 드라이버들을 생각해보자. 승객들도 우선은 생존을 위해 마스크를 낀 채 이용하지만, 비말 뿐 아니라 공기나 피부 등으로 전염되고 그 전염성이 더 극단적으로 발달한 바이러스가 돌고 돈다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유지될 수 있을까.
에너지에 대해서는 따로 작성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유류소비가 줄고 유류값 하락과 정유사 도산의 위협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계속되는 확장으로 개발만 해놨지 급감한 소비패턴과 차단된 상황을 예측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상황에서 급반전은 없다. 운수송에서의 변화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당면과제다.
당연히 검역이 매우 강화될 것이다. 건강한 사람만 이동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주요 시설이나 프리미엄이 붙은 시설들은 무균실에 준하는 게이트를 통과해야 할 것이고 고 위생, 건강 보장 시설물과 가전들이 부자들을 중심으로 대확산될 것이다.
닭장 수준의 여객선 동체들은 좌석 간 거리를 이격 시키고 준 비즈니스 좌석으로 이코노미를 대체할 것이고, 일상에서는 우선 버스, 지하철이 위생에 신경을 쓰겠으나 이내 실패하고 대안을 찾게 될 것이다. 대중교통은 말 그대로 코로나 이후 시대에 양극 분화된 하층 계급의 전유물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 역세권 중심의 상권은 모두 재편될 것이다.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도 따로 작성하겠다.)
자가 교통이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을 것이고, 교통의 체증과 안전의 확보를 위해 일론 머스크가 고안한 초고속 지하 교통시스템인 '루프'나 이와 유사한 개념들이 급속도로 도입될 것이다. 특히 지하에 다층으로 구성된 루프 시스템들은 지금의 교통시스템 및 도시 공학의 발전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접촉이 제로로 수렴한다는 개념을 혹시 살아남을 대중교통에 접목해 상상해본다면, 역시나 현금이나 카드는 사라지고 안면인식이나 인체 삽입 칩셋을 통한 자동결제 시스템 ㅡ 상용화의 최적화 국가는 우리나라, 싱가포르, 대만 정도가 되지 않을까ㅡ이 도입되고, 승객 간의 격실이나 격벽이 설치될 것이다.
스크린도어에는 에어 클리너 형식의 소독제가 함께 살포되고, 모든 손잡이는 사라진 채 운영되고 주기적인 자동 소독 시스템이 모든 활동, 노출 부위를 세척할 것이다. 지하철 개찰구는 입장 인원에 대한 일차적이고 퇴장 인원에 대한 최종 검, 방역 게이트로서 운영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의 정부나 국회의 성격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ㅡ 미래에는 극도의 환경 속에서 포퓰리즘 정부나 강력한 준독재식의 계엄 정부가 만연할 것, 정치 체계에 대해서도 다른 편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ㅡ 전면 공영화되어 버리고 건강 보증서를 발급받은 사람만 이용할 수도 있다.
비교적 검역, 방역이 허술한 해운업도 검역이야 강화되겠지만, 반 글로벌라이징 세계에서 무역과 교류의 절대 규모가 줄면서 해운업은 고도화되고 전략적으로 필요한 것들만 최소로 남겨질 것이다.
전략적 동맹, 동반자 국가들 사이의 신뢰 있는 교류는 확대, 유지될 것이고 각국의 SLOC(Sea Line of Communication) 및 보급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걸프만, 지중해 등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바다는 모두 생존을 위한 갈등의 장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육군은 경찰화 되고 해공군의 역할이 증가할 것이다. 이것도 따로 작성하겠다.)
(문맥과 상관없이 갑자기 든 생각) 해운과 더불어 항공에서도 도시내 뿐만 아니라 근거리 국가간 교류가 하이퍼 루프로 대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니, 근교 해운 항공의 미래, 특히 저가항공사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운수 송의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자급자족할 수 없는 자원에 대한 최소한의 교류를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 유지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며, 단절 사회에 아이러니하게 연결을 위한 필사의 노력이 탄생할 것이다.
**써놓고 보니, 이번 편은 2편과 3편을 읽고 나서 봐야 이해가 쉽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점심시간 끝. 다시 업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