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orona #5 부동산 구조조정

지정학적 지경학적 지안학적 위치의 재발견

by 아빠 민구



과연 끊임없이 상승해 온 부동산은, 그 부동산 불패의 신화는 이어질 것인가.



어떤 사람들은 단기간 '경제의 좌절'시기를 지나면서 부동산이 하락할 것이고, 그때 경매로 쏟아져 나오는 매물들을 주워 담아 인생을 역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부동산 불패, 강남 불패가 이어질 것인가. 강남은 해답을 찾을 것인가. 아주 손 떨리는 질문에 답을 찾아 써 내려가 보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값이 높다는 것은 수요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방보다 서울, 경기의 집값이, 서울 경기 중에서도 단연 강남의 집값이 높은 것이다. 이왕이면 강남에서도 더 위치가 좋고, 편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고, 출퇴근에 유리하고,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특정 지역의 가치만 아스팔트 바닥에 꽂아놓은 막대기처럼 높이 솟아있을 수는 없다. 가격은 상호적 연결관계라서 거시적으로는 모래밭에 쌓은 모래산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의 흙이 빠져나가면 정상에 있는 흙도 계속 아래로 흘러내려 높이가 낮아지고 결국 무너진다.


코로나 이후에 무슨 모래성 같은 이야기인가 싶을 수 있다.(나도 비유가 적절했는지는 모르겠다만)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물리적 입지 조건만으로 그 위치의 가치가 평가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지정학적, 지경학적 변화가 생기면 그에 상응하는 가치의 변동이 발생한다.


정치적, 경제적, 또는 사회-문화적, 기술적인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되는 것이다. 때문에 옛날에는 일본이 중국에서 바다 건너 멀리 떨어진 변방의 오랑캐 땅이었지만, 지금은 도쿄의 땅값이 금값일 수 있는 것이고, 수십 년 전에는 배밭 언덕배기였던 역삼역 일대나, 논 밭떼기 판교 일대가 지금은 내가 딛고 서있기도 부담스러운 땅이 된 것이다.



연결성이 좋고 접근성이 높은 강남의 슈퍼 프리미엄 건물들은 자신의 모래성을 지키려 많은 돈을 들여 위생에 탁월한 시스템을 도입하겠지만, 강변과 건대에, 의정부와 시흥에도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기란 쉽지 않다.


즉, 밀집된 서울 경기의 인구가 흩어져 빠지면서 역 도시화가 진행될 것이다. 결국 모래더미의 주변흙이 빠지면서 정상이 무너지듯 강남의 값은 떨어져 나갈것이다.



혹은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는 접촉의 단절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자 하는 인간의 생존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감염병의 위력을 확인하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부자들이나 선견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외곽으로 벗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1. 각종 도로나 밀집 편의시설, 다중 이용시설로부터 이격되어 있으면서 지형적으로 고립성과 개방성을 두루 갖출 것

2. 인터넷이 잘될 것


저 두 가지면 끝이다.


도로는 사실 없어도 그만이다. 부자들의 자가용은 '루프'를 통해 주요 시설과 연결될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루프에 대한 개념은 4화 참고 혹은 인터넷 서칭 바랍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주요 시설, 편의시설에는 더 이상 학원가, 영화관, 금융시설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모든것이 비접촉화 되면서, (이미도 그렇겠지만) 부자들은 굳이 직장으로의 통근을 하면서 벌어들이는 노동소득과는 상관없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때문에 출퇴근 여건조차 입지 및 가치산정에서는 필요없는 요소가 될 것이다.


다만 의료시설, 요양시설, 안전보장시설, 청정 고립 시설 등 이 포함된다.


고립성과 개방성을 갖는다는 의미는 잘 닦이고 통제가 용이한 교통로 한 두곳에서 멀지 않게 떨어져 있으면서 사방으로 둘러친 친자연 환경(산, 강 등)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그 다음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디커플링의 초연결 시대(아이러니 하지만 상반된 두 개념이 공존한다)를 누리면 된다.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지안학적인 지리로의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다시 서울로 돌아와 보면, 아직 시대를 읽지 못하고 언제가 저점인지를 호시탐탐 노리는 투기꾼들이나 언제 이런데 살아보냐 하는 욜로족, 아무런 힘이 없는 신 빈곤층들이 서울을 지킬 것이다.



더불어, 산업과 경제의 위기가 소비와 소득, 가계부채와 연결되어 도미노처럼 나자빠지면서 기본적으로 부동산 가격은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다. 바닥이 어딘지 예측하고 들어간 사람들마다 더 깊은 바닥을 볼 것이다.


기업들도 수도권 내 노른자위 부동산 자산을 모두 처분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할 것이며 생산기지는 중국 등 불안 요소를 내포한 지역에서 철수시켜 전략적 신뢰관계와 국가적 연대가 형성된 곳, 혹은 국내로 이전할 것이다.


각 국과 기업들의 탈중국과 리쇼어링의 가속패달을 밟을 것이고, 전략물자, 의료물자, 바이오 특허는 각 국가 및 기업간의 신뢰관계를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될것이다.


현명한 기업들의 본사나 오피스도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다. 광화문과 강남에 대형 광고판도 필요없고 사실 많은 수의 직원도 필요없다. 컴퓨터와 AI 몇 대만 남기고 나머지 자원은 온라인 생태계와 마케팅에 쏟아 부으면 된다(직업과 관련된 것은 따로 작성하겠다)


안전한 생산이 국가의 경쟁력이자 생존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각국은 산업의 회귀를 장려할 것이다. 더 이상 인건비나 가성비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들과 심지어는 어떤 국가들은 지금 당장 움직이지 않으면 그 규모와 상관없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개인과 기업들도 성벽화(walled city) 되겠지만 각 지방이나 국가들도 나름의 디지털 만리장성, 무역 천리장성을 쌓으며 신 봉건시대로 장원 경제로 돌아갈 것이다.


가치 있던 땅이 버려질 것이고 버려졌던 땅이 각광받을 것이다. 중국의 수많은 생산시설은 버려지고, 각국의 관광지도 버려진다. 지하철 역세권도 버려지고 국제 허브공항도 버려진다.


부동산은 개인, 지방, 국가, 국제적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은 수사불패할 수 있을까? 서울은, 대한민국은?

모든 부동산의 가격은 전대미문의 구조조정을 거쳐 재평가 될 것이다.


조부모가 남겨주신 외곽의 땅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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