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Corona #11 놀이와 여가
어떻게 놀아야 할까
인간은 놀이를 원한다.
동굴인 시절에는 벽에 벽화를 그리며 놀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도 놀이도 함께 발달해왔다.
장기, 체스, 바둑, 보드게임, 주사위 던지기, 가위바위보는 물론이고 스포츠, 예술을 포함한 수많은 장르의 수많은 활동들이 다 놀이의 일종이다. 의, 식, 주가 해결된 다음에서는 놀이를 빼놓기 힘든 것이다.
여가도 마찬가지이다. 생산적인 업무와 여가가 동일하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가 끝난 이후의 시간들을 이런저런 여가 활동을 하며 지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놀이와 여가들은 단순히 '놀음'으로 끝나지 않고 '인간 신체와 지능의 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서 미래에 무슨 일이 생기든지 없어지지 않을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19와 같은 질병의 연속적이고 일상적인 반복으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는 '단절'과 '연결', '안전'이다. '단절'과 '연결'로 인해 대부분의 놀이와 여가의 형태가 지금과 다른 어떤 형태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고, 그 변화의 근간이 '안전 확보'라는 것이다.
함께하던 놀이와 여가를 각자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원격/화상/홀로그램/가상현실/증강현실 등의 기술을 활용해 즐겨야 한다. 더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통신망은 기본이다. 거기에 더해 인공지능과 자동 통번역 기술이 접목되면 지금보다 더 넓은 범위의 사람들과 혹은 인공지능들과 함께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새로 생긴 계급제 사회에서 인공지능, 로봇, 아바타, 대리인(하층민) 들을 활용하여 놀이나 여가를 즐길지 모른다. 따라서 대리인들과의 연결을 위해 주체인들과 대리인들의 뇌-신경 신호들을 네트워크 망을 통해 연결할 것이고, 여기서 발생하는 도덕/윤리적인 문제가 생기겠지만, 새로운 계급제가 생겨난 이후의 사회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크게 제한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2000년 전 콜로세움에서 검투사들의 싸움을 보는 것과 같은 카타르 시스 이상으로, 본인이 직접 참여는 하지만 아무리 큰 피해를 입어도 주체인은 문제가 없고 대리인만 피해를 입는 그런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의 말을 하며 함께 참여하지만 인공지능과 자동 통번역 시스템으로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질서 정연한 게임과 오락의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다. 참여라는 것은 단순히 네트워크에 연결만 되면 가능한 상태로서, 연결된 이후에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홀로그램과 환각, 뇌에 보내는 특정한 자극이나 신호들을 통해 충분히 현실 같은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고
스포츠 경기들도 모두 지금의 코로나 사태와 같이 '무관중 경기'로 이루어질 수 있다.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든 접근은 차단되고 모든 접속으로 대체될 것이다. 스포츠 스타도 연습부터 경기까지 모두 나 혼자 수행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나 트레이닝 시스템, 증강현실의 실제 경기 모드로 전환해가며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 것들이 일상화되면서 현실의 세계가 아니라 가상의 세계가 일상이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하면서 현실-가상-가상 속의 가상 등과 같은 다차원 공간에서의 삶과 여가생활이 생겨 날 것이다. 현실에서는 아주 짧은 순간의 꿈이 가상에서는 몇 년의 시간과도 같게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삶이 반 영속적으로 지속되는 왜곡된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현실을 도피해서 가상에서만 살고 있는 존재들이 탄생할 수 도 있다.
더 이상 환경을 오염시켜가며 즐기는 여가와 오락은 없어질 수도 있다.
배기가스를 배출하고 각종 일회용품을 사용하며 오염물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원격으로 관광지에 접속하고 접근하지 않는 모습의 관광과 여가, 놀이 문화로 자연은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고, 질병은 확산되지 않을 수 있고 교통체증이나 교통사고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랜드 케니언 관광 패키지를 300$에 구매해서 내 컴퓨터나 뇌에 직접 연결하면 그랜드 케니언에 다녀온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바로 neo rank system에서 제2,3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방법이다.
이제 제1계급은, 아무도 없는 그랜드 캐니언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모두가 홀로그램으로 접속한 야구장에서 감염의 위험 없이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응원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사람들의 다차원을 통제하면서 최상의 즐거움과 쾌락을 느끼며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여가와 놀이는 계속되겠으나, 여기에서도 신분의 차이에 따라 현실과 비현실로 구분되어 안전을 추구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