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훈련사에게 배우는
교육의 기술
저번에 쓴 글인 이낙연 총리에게 배우는 말문 막기의 기술이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고, 많은 분들에게 공유가 된 것으로 보아 이런 류의 글이 여러분에게 흥미롭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매거진을 만들었습니다. 차후에 글이 쌓이면 글들을 모아 책으로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오늘은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는 특유의 편안함과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분이시죠. 오늘은 강형욱 훈련사님이 갖고 계신 교육의 기술들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강형욱 훈련사에게 배우는 교육의 기술
기술 1 - 제스처를 적극 활용할 것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 때, 제스처를 얼마나 사용하시는지요? 많은 분들이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행동 언어)이 꽤나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중요성을 알더라도 이를 꾸준히 잘 활용하시는 분은 별로 없죠. 강형욱님은 말이 통하지 않는 반려견을 훈련하면서 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체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말을 할 때 꼭 제스처를 활용해 전달의 질을 높입니다.
"그러면 보호자님 방에 들어가서 5초만 세고 나와보세요"
여러분은 이 한 마디를 하는데, 제스처를 얼마나 사용하실 것 같은가요? 우리들은 아마도 고개만 까딱 거리고("저어기 방으로"에 해당하는 의미를 담아서) 말 것입니다. 반면, 강형욱님은 어떨까요? 강형욱님은 이 한 마디를 하는데 무려 제스처를 세 개를 씁니다.
강형욱님은 한 단어 한 단어에 제스처를 모두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제스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게 전달(어디로 가야 하는지 확실하고)되고 필요한 정보(5초 세고 나올 것)를 제대로 기억시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말을 할 때 제스처를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강형욱님의 예시에 나온 제스처를 실제로 써보니 명확히 다가왔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아 저렇게 이야기하니까 확실하게 전달되겠구나"하고요. 우리는 누군가에게 나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문장, 어떤 단어를 쓸 것인가에 집중했죠. 이제 단어나 문장을 벗어나 제스처의 영역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술 2 - 사소한 행동도 칭찬할 것
강화 행위란, 반응의 빈도를 높이기 위하여 유쾌한 자극을 제시하거나 불쾌한 자극을 제거해 주는 것을 말합니다. 강형욱님은 이 강화 행위를 사람에게도, 강아지에게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강아지에게는 긍정적인 행위를 했을 때, 맛있는 간식을 통해 그 행위를 강화시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강형욱님은 이를 사람에게도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강형욱님은 보호자에게 반려견을 키우는데 필요한 기술 및 행동들을 가르치는데, 이때에도 강화를 꾸준히 활용합니다. 사람에게는 맛있는 간식 대신, '칭찬'을 제공합니다. 주목할 점은, 아주 사소한 행동에도 칭찬을 통해 그 행동을 학습시키고 강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출처 :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러브 브레이커 테리, 복덩이를 부탁해보호자가 이 에피소드에서 한 행동은 강아지 앞에서 단순히 일어섰다가 앉는 것뿐입니다. (강아지에게 화내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표현하는 행동) 그럼에도 강형욱님은 이 행위에 대해서 그 행위를 할 때마다 보호자에게 칭찬을 건넵니다. 마치 강아지를 훈련시키듯이 말이죠. 아주 짧은 시간 강화 행위가 일어난 것이고, 이로 인해 보호자는 확실히 이 행동을 습득하게 됩니다.
아주 사소한 칭찬도 교육의 효과를 증가시킵니다. 우리에게 당연한 것은 사실 없습니다. 무언가를 해주는 것도, 내가 진행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당연하지는 않지요.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기에 그 행위에 대해서 칭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행위들을 당연하게 보지 않고 (강아지가 '앉아'라는 말에 앉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듯) 사소한 것도 대단하다고 여긴다면, 우리는 칭찬을 자연스레 하게 될 것이고, 이 칭찬으로 인해 상대는 교육하고자 하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입니다.
기술 3 - 연기를 통한 예시를 보여줄 것
우리가 누군가에게 교육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주로 PPT를 띄워 놓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며 예시를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유명 강사나 뛰어난 스피커들은 조금 다른 방법을 쓰는 것 같습니다. 바로 '상황극 혹은 연기'를 하죠.
출처 :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러브 브레이커 테리, 복덩이를 부탁해반려견 훈련사인 강형욱님은 보호자 앞에서 강아지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강아지가 되어 보호자들 앞에서 강아지의 평소 모습을 보여주지요. 보호자는 그 모습을 보고 곧바로 공감을 나타내고 ("맞아요 맞아요, 그렇게 해요") 그 이후에 교육이 진행됩니다. 공감이 바탕이 되었기에 다음 교육에 대해서 더 귀를 기울이고, 교육효과가 증대됩니다.
당신의 스피킹이 조금 진부하다고 여겨진다면, 적절하게 1인 상황극, 연기를 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은 사건을 그대로 재연하는 교육자에게 공감하고, 공감은 곧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기술 4 - 확실한 변화를 그 자리에서 보여줄 것
저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등의 프로그램이 흥미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전문가가 투입되면 대상의 확실한 변화를 눈으로 보여주기 때문이죠. 기계도 아닌 생명인데도 이렇게 곧바로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신기할 따름입니다.
강형욱님은 반려견 훈련사로서의 경력을 십분 발휘해, 눈 앞에서 짧은 시간 안에 반려견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기존의 교육은 현실에서의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너무 오래 걸리거나, 현실과는 다르기에 효과적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반면 강형욱님의 교육은 그 자리에서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출처 :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 러브 브레이커 테리, 복덩이를 부탁해 이 에피소드에서는 분리 불안을 갖고 있는 강아지에게 보호자가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를 반복하니, 반려견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자기 보금자리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호자의 감탄한 표정이 보이시나요?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를 눈으로 확인했기에 더 이상의 교육은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교육자의 신뢰도와 그로 인한 교육효과를 높이려면, 눈 앞에서 일어나는 변화 한 두 가지는 현장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의 초반에 이런 과정을 집어넣는다면, 후반부에 (변화가 곧바로 보이지는 않는) 이론 교육이 들어가도 신뢰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이고, 그와 관련해 교육 효과가 높게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플러스
조용하고 천천히 친절하게 이야기할 것
강형욱님은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천천히 말하며,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요 근래 사람들에게 살펴보기 어려운 모습이죠. 여유롭지 않은 세상이라 그런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자기주장을 하기 위해 크고, 빠르게 때론 무례하게 이야기하곤 하죠. 이런 사람들 속에서 강형욱님의 말하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며, 오히려 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약
1. 제스처를 적극 활용할 것
2. 사소한 행동도 칭찬할 것
3. 연기를 통한 예시를 보여줄 것
4. 확실한 변화를 그 자리에서 보여줄 것
+ 조용하고 천천히, 친절하게 이야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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