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해낸 건 아무것도 없을걸?
오늘은 완벽주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계신가요? 제 직업의 특성상 완벽주의를 겪고 있다고 말하시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성향 또한 자존감과도 연결되기 때문이죠.
이 글은 제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완벽주의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완벽하게 해낸 게 얼마나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서 그다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합니다. 그들은 왜 자신 있게 자신의 성과를 이야기하지 못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완벽주의의 핵심적인 요인, 완벽주의를 갖고 있는 사람의 특징, 문제점 그리고 해결책까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완벽주의의 핵심적인 심리는 불안입니다. 한 마디로 당신은 불안하기 때문에 완벽주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그런 불안에서 완벽하게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순 없습니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기에 나는 일에 되게 열심히 열중하고 있고 보통은 성과를 잘 내기 때문이죠.
좀 더 들어가서, 완벽주의는 나의 일, 업적으로 인해 누군가가 나를 비난할지도 모른다. 누군가 나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타납니다.
완벽주의자들의 머릿속에는 "내가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면 그 누구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있고, 그로 인해 완벽하게 일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깁니다. 또한 이와 함께 그 안에는 사랑받고 싶다.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심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들은 다른 중요한 일이 있더라도 모든 걸 제쳐 놓고 그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데 집중합니다.
완벽주의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이 기준은 자기에게만 해당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해당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확장되는 경우는 다른 사람과 같이 일을 하는데 상대방이 나에게 해를 끼칠 때입니다. 또한 특징적인 모습 중 하나로 다른 사람이 사소한 거에도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그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왜 쟤는 저는 저것밖에 안 하는데 만족하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약간의 짜증도 나고 부럽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마음 상태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계속 일을 차일피일 미루기도 하고 제대로 못 할 것 같으면 아예 이 일을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완벽하지 않으면 그것을 성공했다고 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완벽주의를 겪고 있는 분들은 보통은 자기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자기에 대한 평가를 그리 좋게 내리지 못합니다. 아주 가끔 자기가 생각한 만큼 완벽한 성공을 이루지만 그 성공에 대한 성취감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나의 진짜 능력 때문이라기보다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 노력 때문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
완벽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에 대한 만족감을 그리 크게 느낄 수 없게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완벽주의를 겪는 사람들의 주요 감정은 성취감 만족감보다는 주로 실망에 가깝습니다. 기준이 높다 보니까 자신은 항상 '그것밖에 못 한다'는생각이 들고, 실망을 하게 되고, 충분히 잘했다는 평가를 내리지 못합니다.
실제로 일을 잘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자기효능감이란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심리학에서 자기 효능감(自己效能感, self-efficacy)은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앨버트 밴듀라(Albert Bandura)가 제시한 개념이다.
완벽주의를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패의 경험을 느끼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보다, 주로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매우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듭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그 일을 잘 못 하게 되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반대로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실제로 그 일을 잘할 수 있게 된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완벽주의는 건강에도 해약을 끼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적인 완벽주의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고, 섭식장애와 우울증 고혈압, 그리고 심각하게는 자살충동까지 이어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완벽주의를 부추깁니다. 우리 중고등학교 시절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모든 과목을 다 잘했어야만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인 것 같군요) 따라서 제가 크게 관심 없었던 과목(기술과 가정)들도 열심히 공부해야만 했고, 한두 개 틀렸어도
"하아 어떡하지.." "내가 잘못했다" "집중력이 떨어졌다. 나 어떡하지" 이런 불안감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사회에 나가도 이때의 그 기준이 비슷하게 적용되기도 합니다.
요즘 어린아이들 보면은 부모가 학원을 열두 군데 돌린다는 사실을 아실 거예요. 아이들에게도 "넌 이것도 잘해야 되고, 저것도 잘해야 되고, 외국어도 잘해야 되고, 다 잘해야 돼" 이렇게 양육을 하는 것 역시 완벽주의를 부추기는데 영향을 줍니다. 현재 젊은 사람들의 경우 취업의 문이 너무 좁다 보니까 사람들은 취업시장에서 원하는 스펙을 갖기 위해서 완벽해지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죠.
이처럼 모든 사회적인 요인들이 완벽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난 그냥 비중이 높은 뿐인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완벽주의는 말씀드렸다시피 불안에서 그 사고방식이 시작이 됩니다. "내가 이거 못 하면 누군가한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거야" "큰일 날 거야"와 같은 생각에서 열심히 한다면, 그건 완벽주의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 내가 기준이 좀 높다 잘하고 싶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내가 업무를 잘 못하더라도 다음에 더 열심히 해야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지"와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사 실패한다 하더라도 그건 발전 요인으로 삼는 거지 못 했다고 해서 자신을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보통 완벽주의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에 대한 평가를 낮게 내리고 공격까지 하게 되죠. "너는 왜 그렇게 까지 밖에 하지 못했냐"라고 하면서 말이죠
제일 중요한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으로 읽고 영상을 봐서 "아 완벽주의는 나쁘구나" 좀 지양해야겠다. 이 정도로는 완벽주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 완벽주의가 진짜 나를 힘들게 만들고', '우울하게 만들고', '내가 별로 능력 없는 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구나'라는 제대로 된 인식이 필요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완벽주의를 방치할 경우 인생을 늘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로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생기겠죠.
괜찮다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괜찮다 라는 말을 자기한테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높아진 기준을 좀 현실적으로 낮추는 과정에서 '이 정도 해도 괜찮아'라고 자기한테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네줘야 합니다. 이성을 만날 때 똑같이 약간 기준이 높은 분들 만나면 서로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당신은 괜찮다는 말을 자주 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이 불안감을 조금씩 내려놓고 자기 삶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비난은 피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됩니다. 완벽주의자들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완벽하게 노력합니다. 이 노력을 통해서 나는 비난을 받지 않을 거야 라는 기대를 갖고 있죠. 그러나 우리는 삶을 살면서, 절대로 다른 사람이 비난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열심히 하면 너무 열심히 한다고 욕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자기만 잘랐네 하면서 또 욕합니다. 내가 준비하고 노력하더라도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비난을 피할 수 없으면, 결국 나는 나의 방식대로 그냥 사는 게 가장 유리한 방식입니다. (누구를 상처 주지 않는 한 자신의 살아도 됩니다.)
자기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주의에 시달리는 불안을 해소하는 데만 자기의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불안을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만 살지 않습니다. 편안히 쉬고 싶을 수도 있고,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싶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욕구를 다 억제해놓고 일에만 집중한다면 인생은 불만족스럽기 때문에, 원래 나의 욕구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이 일을 안 한다면 어떤 걸 하고 싶은가? 를 잘 생각해 보고 그걸 충족하면서 완벽주의 외의 다른 욕구에 집중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일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인정받기 위해서만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났고,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완벽주의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를 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갑자기 완벽주의적 성향을 갖게 되었을 리는 없으므로, 어렸을 때 부모님의 양육이나 실패 경험을 돌아보고 치유해야 합니다. 자식에게 "너는 늘 잘해야 돼" "네가 잘하지 않으면 칭찬 안 해 줄 거야"와 같은 양육 태도의 경험이 있었다면, 어쩌면 당연하게도 완벽주의를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아 내가 이렇게 열심히 안 하면 부모님이 실망할 거고, 사랑해 주지 않을지 몰라" 그런 생각에 불안에 떨 테니까요.
또 어떤 사소한 실수에 대해서도 너무 지나치게 비난과 비판을 받았던 경험이 있다면, 이 경험을 피하고 싶어서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완벽주의에 걸린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상처들에서 벗어나고 부모님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나의 기준을 찾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완벽주의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향은 아닙니다. 끊임없이 사고방식의 문제점과 자기의 본래 욕구를 찾고
자기를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즉, 자존감을 높이는 과정에서 완벽주의 역시 조금씩 해결되어 나갈 것입니다. 오늘도 완벽주의로 힘들어하는 당신, 당신은 일이 아닌 어떤 것을 하고 싶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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