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의 일베 논란에 관한 분석
며칠 전 워크맨 최신 영상에서 일베에서 사용할만한 표현을 자막으로 삽입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거의 19만 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채널 구독 취소를 했고, 그 여파는 당분간 계속될 거 같습니다. 워크맨 제작부가 소속된 룰루랄라 스튜디오도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워크맨' 제작진을 징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이렇게 알려지면 지탄받고, 경제적인 손해까지 입는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일베 표현을 영상에 넣는 걸까?
오늘은 워크맨 일베 논란과 관련한 심리를 분석해보았습니다.
분석에 들어가기 전에, 워크맨 제작진들이 이 표현들을 정말 모르고 썼을 지에 대해서 분석해봅시다. 많은 분들이 합리적으로 의심하듯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밈들을 누구보다 열심히 써 온 워크맨 입장에서는 이런 자막들이 일베의 표현들로 의심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또한 영상을 한 번이라도 제작해 본 사람이라면, 제작진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긴 영상을 잘라내고 편집하고, 각 장면마다 적절한 드립을 계속 짜내야 하는 성격의 영상에서 특정 단어를 의도하지 않거나 혹은 모르고 썼다는 해명은 합리적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프리미어나 파이널 컷 등을 포함한 편집 툴을 통해 영상을 제작해보면, 몇 초 안 되는 장면에 하나의 이미지, 하나의 자막을 넣는 것이 꽤나 귀찮고 노동력이 들어간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그 짧은 영상 안에 꼭 자막을 써야 한다면, 당연히 무슨 단어를 쓸지, 무슨 이미지를 쓸지를 모두 신경 쓸 수밖에 없겠지요.
또한 이번이 처음이라면, 모두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겠지만, 23화에는 정상적으로 나왔던 카트라이더의 부스터 이미지가, 33화에서는 일베가 사용하는 이미지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면 의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처럼 의심을 받는 장면들이 이따금씩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통해 단순히 실수라고만 보기가 어렵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권력의 심리와 연결 지어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세계에서의 권력은 일단 조회수와 많은 구독자수라고 할 수 있겠지요. 워크맨은 2019년 가장 많이 성장한 채널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
그만큼 빠른 시간 내에 구독자와 조회수를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는 아시다시피 단순히 조회수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죠. 조회수에 따른 광고수익으로 제작진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즉, 실제 세상에서도 돈과 명예라는 권력을 얻게 된 것이지요.
워크맨은 권력을 얻고 나서 권력의 감정을 크게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권력의 감정은 크게 두 가지 큰 특징적인 심리를 불러일으킵니다. 1) 탈억제(disinhibition) 2) 자기 중심성(self-focus)
권력자들이 뉴스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리는 것은, 그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서 원래라면 억제할 잘못된 행동들을 억제하지 못하면서 일어납니다. 갑질이나, 성희롱 등의 행동들은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는 힘과 권한이 있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기인합니다.
권력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해를 입지 않을 거라는 착각을 하는 것이지요.
워크맨 제작진도 일베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는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내가 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최소 200만 조회수가 나오는 상황이라면, 내가 어떻게 만들어 올리든 사람들이 볼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기가 쉬웠으리라 봅니다. 이렇게 인기 많은데, 대놓고 일베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표현 좀 쓰면 어때?라고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요?
제작진도 걱정을 조금은 했는지,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한자 표현을 함께 썼던 거 같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그들이 일베로 의심될 수 있다는 걸 인지했음에도 썼다는 의심은 더 증폭되었지만요.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말은 여기에도 해당되는 거 같습니다. 한켠에서는 너네가 알면 어쩔 거야?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권력의 감정을 크게 느끼는 사람들은 공감능력이 점점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반대로 자기 자신의 가치만이 중요하게 느껴지는 자기 중심성으로 연결되죠.
제작진이 권력의 감정을 느끼면서, 일시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 혹은 재미가 구독자들의 재미나 즐거움, 가치관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졌을 겁니다. 더 나아가 일부 사람들이 불편한 것보다 자기들이 재밌는 게 더 중요하다고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죠.
추가적으로 여기엔 책임 분산과 익명성이라는 안전한 띠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행위들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누가 저런 자막을 쓰고, 누가 승인했는지는 알 수 없을 겁니다. 그냥 룰루랄라라는 영상 제작팀 하의 워크맨 제작팀 정도로 비판받겠지요.
그로 인해 개개인은 책임을 그만큼 분산해서 받아들여도 됩니다. 팀이라고 묶이긴 해도, 결국은 개개인은 누구인지 알 수 없으니 익명성 또한 일부분 보장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SBS 뉴스에서 일베 발 사진들이 계속 사용되는 것은 개인이 특정지어지지 않고,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다는 것 때문으로 보이거든요.
이번 사태로 인해서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권력이 언제든 실수하면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겁니다. 당분간은 '일베의 ㅇ'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콘텐츠를 관리할 것입니다. 왜냐면 권력의 감정이 줄었을 테니까요.
워크맨 채널의 커뮤니티 탭에서 작성한 입장문에서는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정기간의 반성을 하고, 다시 인기를 얻어 권력의 감정을 크게 느끼면, 기존의 사례처럼, 사람들에게 잊혀질 때쯤 다시 나타나거나, 이런 메시지를 더 교묘하게 숨길 수도 있습니다. (SBS 사례)
재밌게 영상을 봐온 한 명의 구독자로서, 부디 이런 논란이 없이 구독자들의 재미라는 본질에만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 https://news.joins.com/article/22842020
이 글은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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