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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디쌤 조명국 May 13. 2016

[써먹는 심리학 9편] 여유롭지 않은 사회의 문제점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기에는 너무 바쁜 우리들

 지하철역에 갈 때마다 보이는 '전단지 알바'를 보며 든 생각을 확장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철역에 가면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사람과 'BIG ISSUE'라고 해서 잡지를 파는 노숙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아르바이트를 하시는 분들이 주시는 전단지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스로는 관심이 없는 주제의 전단지인 경우가 많고, 버릴 때도 마땅치 않고, 들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 이 광고 방식 자체가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끝부분에 했던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하나의 실험과 연결시켜 보았고, 이 실험의 결과를 우리나라에 적용했을 때 좀 더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해하자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 

 성경에 대해서 문외한이기에, 잘은 모르지만 누가복음 10장에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강도를 만나 쓰러져 있는 여행자가 있었습니다. 쓰러진 여행자를 본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종교인 이므로, 청렴하고 선할 것으로 생각되는 제사장, 레위인(구약성서에 나오는 야곱의 셋째 아들인 레위의 직계 자손들)도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천대받던 사마리아 인만이 쓰러져있는 여행자를 돌보아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1978년 John DarleyDaniel Bateson은 이 이야기에 나온 상황을 실험해보기로 하였습니다.


1. 신학대학 학생들을 피험자로 선정하고 그들 중 절반에게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주제'를 놓고 설교를 하라는 과업을 주었고(A 그룹), 나머지(B 그룹)에게는 이와 관계없는 설교 과제를 주었습니다. 


2. 피험자들은 설교를 하러 예배당으로 향했는데, 예배당으로 향하는 길 한쪽에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상황처럼, 강도에게 습격을 당한 듯 보이는 사람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3. A 그룹은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 대해서 설교를 해야 했던 입장이므로 비슷한 상황에서 선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신학과 학생이기도 하며, 이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며, 이 이야기로 이 주제에 대해 '점화'까지 했으니까요) B 그룹은 통제 그룹이므로 그 확률이 낮을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4. 실험 결과 쓰러진 사람을 돕는 비율을 결정했던 변수는 '예배 시작 시간까지 몇 분 남았느냐'였습니다. (많이 늦었다, 시간이 여유롭다로 판단할 수 있는) 원래 실험하고자 했던, 설교 주제가 무엇이었느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출처 : http://priceonomics.com/youre-not-a-bad-person-youre-just-in-a-hurry/


 실험 결과는 사람의 선하고 나쁨은 그 사람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상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성경의 내용을 다시 해석해보자면, 사마리아인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바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은 본인도 바쁨에도 불구하고 사마리아인을 도왔다면 상황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선한 일을 했으므로 더더욱 대단한 행위로 칭송받아야 할 것입니다.

 

 여행자를 지나친 사람들이 꼭 비난을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했느냐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실제 처한 상황보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합니다.)에 따라서 선한 행동이 나오기도 하고 나오지 않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써먹자


전단지 알바가 쉽지 않은 이유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일로부터 이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지하철 주변에서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사람을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주로 지하철역 입출구에서 전단지를 나누어줍니다. 시간도 중요한데, 주로 출근 시간 혹은 퇴근 시간에 전단지를 나누어줍니다. 


전단지를 주는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이며, 전단지를 받는 사람이 100명당 한 명이라고 가정하면 모수가 많은 시간대가 유리하겠죠. 


그러나 개개인은 두 가지 상황적인 이유 때문에 전단지 수령을 회피하기가 쉬워집니다. 


첫 번째 이유

일단 전에 쓴 글 "[써먹는 심리학 6편] 사람을 바라보는 눈" (https://brunch.co.kr/@jmg5308/6)에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할 때 '책임 분산'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나만 전단지를 안 받는 것이 아니야.' 혹은 '나 말고도 전단지를 받을 사람이 있겠지' 

이러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 말고도 사람은 많거든요.


두 번째 이유

사람들에게는 전단지를 받는 것보다 훨씬 훨씬 더 중요한 목표가 있습니다. 늦지 않게 직장에 도착하는 것이죠.(퇴근 시간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집에 가서 쉬는 것, 데이트 상대를 만나는 것) 전단지를 받는 행위는 정말 짧은 시간이 들어가지만 사람들은 이 시간조차 제공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강하게 드는 것입니다. 실험에서 "당신은 예배 시간까지 몇 분 남지 않았다."라는 정보를 받고 '서둘러야 한다'는 목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전단지를 받고 읽고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안 생기는 것입니다. 


이 실험의 결과를 활용하여 전단지 알바를 맡게 되었을 때, 효율적으로 전단지를 배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여유로운 시간대에 배포하기

   - 목표가 어딘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2. 정보가 필요할 만한 사람에게 배포하기

   - 위 실험은 목표 부합성의 측면에서도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목표 앞에서는 다른 여타의 것들은 방해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속담은 하찮게 여기던 어떤 물건도 필요할 때 찾으면 안 보인다는 것인데, 가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운동 관련 전단지의 내용이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는 전단지가 없죠. (아마도 전단지 알바를 고용해 전단지 광고를 하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지나가는 사람 중에 운동에 관한 생각을 하던 사람이 걸리기를 바라면서 무작위로 배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 중요한 건 필요하지 않을 때 정보가 제공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보가 필요한 만한 사람들을 찾는 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인터넷 쇼핑은 로그 등을 분석해서 타깃형 정보를 제공하는데 전단지는 쉽지가 않죠.)

3. 기다림이 목표인 사람들에게 배포하기

   - 심심함을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전단지도 조금은 목표에 부합합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강력한 

     대항마이므로 활용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OECD 평균 노동시간 2위의 나라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일을 많이 하는 나라입니다.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심리학적으로도 분석해봐야 하겠지만, 오늘은 현상 자체를 오늘 주제랑 연결시켜보기로 합니다. 

 노동시간이 많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이 많고 그것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도 많다는 것이라고 풀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직장인은 시간이 늘 부족할 것입니다. 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더 늦게 끝나고 상사로부터 부정적인 언행을 듣게 되고 자존감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이 일은 이렇게 처리하고, 김부장 비위는 이렇게 맞추고, 집에가서는 영어 점수를 올리고, 인간관계도 챙겨야지"

 지나치게 해야 하는 일이 많은 우리는, 일 이외에 다른 일에는 집중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더 큰 문제는 사회 전체적으로 모두 바쁘기 때문에 사회를 행복하고 이롭게 만드는 '선한 행위들'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가 된다는 것입니다. '바쁜데 무슨 서명이야', '힘들어서 쉬고 싶어, 아이의 고민은 별 문제 아닐 거야', '바빠 죽겠는데 무슨 시위야', '시간 없는데 무슨 나라 타령이야' 등등 주위에서 너무도 많이 들어보았던 목소리, 생각들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바쁘게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여유가 있다'라는 자칫 사치인 것처럼 보입니다. 사치라는 말은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함'을 뜻합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여유는 꼭 필요한 요소이지 사치가 아닙니다. 실험을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사회 전체가 올바른 사회이자 바람직한 사회가 되는 데에 꼭 여유가 필요합니다. 


질문하자

여유롭지 못해서 지나치고 살았던 중요한 일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혹은 여유가 생겼을 때 다시 돌아보게 된 중요한 가치들에는 무엇이 있나요?


참고문헌

Darley, J. M., and Batson, C.D., "From Jerusalem to Jericho": A study of Situational and Dispositional Variables in Helping Behavior". JPSP, 1973, 27, 100-108.

[네이버 지식백과] 선한 사마리아인 실험 [Good Samaritan Experiment] - 나는 나빠도, 당신만은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시기를 (사람을 움직이는 100가지 심리 법칙, 2011. 10. 20., 케이엔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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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시간 120시간 돌파' '누적 인원 60명'


제 삶의 모토는 "자신을 아는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입니다.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당신,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때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선택을 앞두고 불안한 감정이 드는 것은 이 선택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답은 당신에게 있습니다. 그걸 끌어내는 것이 저의 역할입니다.”

  

제 상담은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내담자의 정보를 끌어내고,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 그 사람의 욕구와 욕망을 알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담자는 제 질문에 대답하면서 그 내용을 마인드맵 형식으로 채워 나가고 이를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혹은자신이 알고 있었지만 정리되지 않았던 모습들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리된 마인드맵은, 제 손을 거쳐서 보기 좋은 '2016년 자기 분석 그림'으로 돌려 드립니다. jpg, png,  AI 형식으로 파일을 제공해드립니다. 자신의 구체적인 모습과 특징들에 대해 궁금하고 한 번쯤 정리해 보고 싶은 분께서는 상담을 신청해주세요. 질문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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