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주
살다보면 아주 괴롭고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는 데 애를 먹는 경우를 당하곤 합니다. 애써도 안 되고 어쩌다 애를 쓸수록 더 엉크러지기도 하죠. 천신만고 끝에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서 숨을 돌릴 만할 때 여러분은 어떤 말을 쓰시나요?
이런 말을 쓰는 일은 만나지 않아야겠지요?^^
이 말은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요?
학을 떼다에서 ‘학’에 조사 ‘을’이 붙어 있는 것으로 봐서 ‘학’은 명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떼었다는 건깔요? 이 '학'은 바로 ‘瘧(학)’, 학질입니다. 이 글자는 ‘학질 학’자인데, 학질(瘧疾)은 말라리아를 가리키는 한자말입니다.
말라리아는 학질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입니다. 학질에 걸리면 대개 열이 많이 나면서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되고 빈혈을 일으키게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3~4일 정도 열이 나다가 하루 정도 멀쩡해지고, 다시 열이 나기를 반복하는 아주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한자 ‘瘧’이 사나운 이 병의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이 글자는 ‘사나울 학(虐)’에 병을 나타내는 ‘疒(병들어 기댈 역)’이 겹쳐진 글자입니다. ‘虐’은 맹수의 왕 호랑이를 뜻하는 ‘호(虍)’에 손톱 ‘조(爪)’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글자로서, 호랑이가 발톱으로 사람을 해친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그만큼 ‘학질’이 무서운 병이라는 옛 사람들의 생각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학을 떼다는 바로 이런 ‘학질’을 떼어내는 것, 학질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그 의미가 확대되어 아주 괴롭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더 자주 쓰입니다 학을 떼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절을 보면, 학을 뗄 일이 수백 가지는 되는 것 같습니다. 얼른 끝내고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