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치는 소리가 들린다. 쏴아~ 계속 들린다. 시끄럽다. 앗, 알람이었다. 새벽형 인간, 미라클 모닝을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서 나는 23일째 도전중이다. 몸을 일으켜 세워 알람을 끄고 다시 한번 누워본다. 하지만 나는 이제 새벽기상한지 23일차가 되었기 때문에 몸이 어느 정도 적응했기 때문에 일어나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다. 어제 저녁 영화를 보다가 10시에 잠들어 버려서인가.
어쨌든 일어나서 양치를 하고나니 정신이 좀 더 살아났다. 물을 커피포트에 올려놓고 현관에 나가서 신문을 가져온다. 신문 배달하시는 분은 언제 오시는 걸까? 현관에 놓인 신문을 가져올 때는 어릴 때 산타할아버지가 머리맡에 놓아두신 선물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오늘은 비가와서 비옷을 입은 신문이다.
신문을 발행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들어있을지 노동자의 마음에 감정이입도 한번 해보고, 비닐을 무자비하게 뜯는다. 처음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을 때는 차를 마시고 여유롭게 책도 보고 사색도 하는 시간을 꿈꿨으나 블로그 포스팅에 열중하고 있는 지금은 자체 마감시간인 8시까지 신문을 읽고 1포스팅을 완성해야한다. 신문을 넘기고 줄을 치고 생각도 한다. 시간이 없다. 허겁지겁 포스팅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쓴다. 등록! 버튼을 누른 나는, 나의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을 끝내고 세컨드 세상(회사) 으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내가 새벽기상을 꿈꿨던 건 참 오래됐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걸 좋아하는데 자기계발서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새벽기상과 독서였다. 그래서 나는 그 두 가지를 꼭 이뤄야겠다고 다짐을 했고 다짐을 했고 또 다짐을 했지만 결국 다짐만 하고 포기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왜냐하면 새벽기상을 하 기 위해선 최소한 밤11시엔 잠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10시반부터 침대에 누워야한다. 누워서 잠잘 준비를 경건하게 하고 내일 새벽을 기대한다. 아침에 알람을 언제 껐는지도 모르고 출근시간 직전에 일어나서 헐레벌떡 출근하고 근무시간엔 내일 새벽기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을 한다. 이제 다시 저녁이 되면 반복. 결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잠만 충분히 자서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랬는데 어떻게 이번에는 그래도 지금까지 잘 해낼 수 있었던 걸까.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블로그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나의 기상을 세상에 알렸다. 내가 포스팅을 하지 않으면 창피한 마음이 생기는 상황. 이 상황이 나를 일으킨 것 같다. 과연 변화되고 싶으면 상황을 변화시키라고 했던가!
의심이 가득한 블로그 썸네일
새벽기상으로 가장 좋은 점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뿌듯함이다. 자존감? 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그 새벽에 혼자 일어나서 남들이 다 잘 때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이 하루 종일 지속된다. 두 번째는 시간활용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전에는 퇴근해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으면 죄책감이 밀려왔다. 나만 이러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는데 이제는 퇴근 후에는 피곤한 몸과 정신을 놓아 줄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래서 마음껏 쉴 수 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나의 삶의 큰 활력을 주고 있다. 예전에는 끌려 다니는 아침이었다면 이제는 이미 내가 출근 전에 무언가를 했다는 것 자체에서 아침을 이겨냈다는 느낌이 든다. 승리하는 아침이랄까 아직 완벽한 새벽형 인간, 아침형 인간으로 개조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23일간의 성공을 자축하는 마음에 쓰는 글이다. 그리고 나처럼 계속되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저.. 어림잡아 한 3년 동안 반복했어요^^ 나보다 의지력이 약한 사람이 있을까. 그냥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새벽기상으로 힘들다면 새벽기상+블로그 콜라보를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이 얼마나 매력적인 하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