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또..먹어버렸다..
사람이 밥을 먹으면서 혈당이 상승하고 인슐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낮추는 과정에서 다시 몸이 혈당을 높이기 위해 뇌에 허기를 전달하고 다시 음식을 섭취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한다.
그게 바로 밥을 먹고나면 왠지 단 음식이 먹고싶고 탄수화물을 먹으면 또 다른 탄수화물이 먹고싶어지는 이유이다.
그래서 나는 밥을 먹어도 출출하다는 느낌이 들 때면 '아하, 지금 나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혈당이 줄어드는 중이구나. 바람직한 상태로 돌아가는 중이구나.' 라며 생각을 하기로 했다. 아니, 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식사의 시작을 생 오이를 먹는 것으로 시작해 적절한 단백질과 적은 양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며 바람직한 식사를 끝내놓고는 뭔가에 홀린듯 배달 앱을 켰다.
이 때 나를 합리화시킨 건 생일 선물로 받은 '배달 앱 상품권'이었다.
결국 시켰다..치킨..밥을 먹은지 채 3시간도 안되어 아직 소화도 다 되지 않았을텐데 왜인지 하필 오늘따라 할인하는 내 최애 치킨브랜드를 놓칠 수 없어서, 왠지 시간이 비어서 최고의 휴식을 만끽하고 싶어서, 그냥 맛있어보여서...한 개의 이유로 합리화가 시작되는 순간 뇌는 그 쪽으로는 IQ 200의 수재 급으로 나를 과식이라는 행위로 밀어넣는다.
근데 또 막상 먹으면 몇 점 먹지도 않고 배가 다시 부르다..
그리고 1시간만 있으면 또 배가 꺼져서 다시 먹고 저녁에 먹고 새벽에 먹고 내일도 과식하고 그게 이어져서 모레도 탄수화물을 더 먹어야되고 그렇게 살이 쪄온 것 같다 나는.
누군가 그랬다. 살을 빼고싶으면 니가 살이 한창 찔 때 했던 행동들을 전부 반대로 하라고.
와, 정답이다.
밥 천천히 먹고 영양소 고루 섭취하고 먹고 드러눕지말고 배달음식 먹지않고 간식 먹지않고 야식 먹지않고 운동 꾸준히 하고 그냥 과식 하지 않고..이게 정답이었네.
어쩜 배가 터질 정도로 먹고난 후에는 내 다이어트에 대해 그리 박학다식해지는지, 또 어찌 그리 자기객관화를 잘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과식을 하는 날이면 터질 것 같은 배를 부여잡고 그 때의 감정과 상태를 틈틈이 기록하고있다.
'너무 느끼한 걸 많이 먹었다.', '토할 것 같다.', '조금만 덜 먹을걸', '배가 너무 아프다.' 등
쓰고 보니 완전 부정적인 감정 뿐이다.
스스로 먹기 위해 살아간다는 말을 해왔을 정도로 먹는 행위 자체를 사랑하고 즐겨온 나인데 '먹는' 행위를 한 결과 이렇게 불행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게 되었다는 게 참 역설적이다.
여튼 이런저런 교훈을 배웠으니 또 '다음에는 과식하지 말아야지.' 라는 다짐을 하며 무거운 몸을 움직여 한바탕 소화를 시켜봐야겠다.
제발 정신 좀 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