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포스트 트럼프 시대, 무엇이 남을 것인가

― 네오콘 체제와의 정치 내전, 그리고 트럼프 이후의 권력구조

by JM Lee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마지막 4년의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재집권이 아니라, 미국 정치 질서에 있어 또 한 번의 구조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그의 정치 여정은 이제 종결을 향한 마지막 4년, 그리고 트럼프 이후 체제를 설계하는 시간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트럼프가 떠난 이후에도, 트럼프주의(Trumpism)는 남을 것인가?”
그리고 남는다면, 누가 그 정치적 유산을 이어받게 될 것인가?

이 질문은 단순히 정치인의 미래를 넘어서, 미국 정치 구조 자체가 어떻게 변모해가고 있는가를 가늠하게 해줍니다.



1. 트럼프는 ‘정치가’가 아니라 ‘정치 브랜드’다


트럼프의 본질은 기성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는 정치 시스템 바깥에서 들어온 파괴자이자, 상징화된 브랜드입니다.
기성 질서에 대한 불신,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감, 국제 개입보다 자국 우선주의—이 모든 흐름이 ‘트럼피즘’이라는 정치 브랜드로 형성되었습니다.

그는 반이민, 고립주의, 산업 보호, 반전(反戰), 강한 국경 통제를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며, 미국 정치 지형을 재편해 왔습니다.
즉, 트럼프의 퇴장이 곧 이 사상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트럼프는 개인이지만, 그가 만든 노선은 이념이자 브랜드로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2. 트럼프 이후의 권력,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


그렇다면 이 ‘브랜드’를 누구에게 위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흥미롭게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일론 머스크(Elon Musk)*입니다.
머스크는 현재까지 정치인으로 활동하지 않았지만, 실제 영향력은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강력합니다.

트럼프처럼 머스크도 기성 제도를 무시하고,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우주 산업, AI, 통신, 전기차, SNS 플랫폼까지 다루며 이미 공공 정책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그의 행보는 *‘정치 밖의 정치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머스크는 글로벌리즘보다 내치 중심, 기술 자립, 우주 주권 등을 강조하며 트럼프의 정책 방향과 상당 부분 유사한 가치체계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정책 조언자, 정치적 후계자, 영향력 연계자로서의 역할 가능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3. 실제 정치 후계자 후보군의 윤곽


정치권 내부에서도 트럼프 이후를 노리는 인물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입니다. 그는 기술 기반 보수주의를 앞세워 트럼프의 노선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대중연설에서 보여주는 화법과 이슈선정은 트럼프의 정치기술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또 다른 잠재적 인물은 *폭스뉴스 출신의 터커 칼슨(Tucker Carlson)*입니다. 그는 문화전사로서 트럼프주의의 감성적 코드, 반엘리트 정서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제도에 직접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영향력은 이미 정치권을 넘어섭니다.

한편, *론 디샌티스(Ron DeSantis)*는 공화당 내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지만, 트럼프주의와는 방향이 다릅니다. 그는 전통 보수주의에 더 가까우며, 네오콘 노선과도 일정한 친화성을 보입니다. 따라서 트럼프주의 계승자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트럼프 이후는 라마스와미, 칼슨, 그리고 정치권 외부의 머스크와 같은 인물들이 다층적으로 분할 계승해나가는 방향이 유력합니다.



4. 미국 정치의 구조 변화: 정당에서 브랜드로


트럼프 이후의 정치가 보여주는 흐름은 단순한 인물 교체가 아닙니다.
미국 정치가 정당 중심 구조에서, 미디어 기반의 정치 브랜드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과거에는 정책 → 정당 → 후보자라는 계승 흐름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메시지 → 미디어 → 개인 브랜드라는 순서로 정치 영향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라마스와미나 머스크 같은 인물을 차기 후계자로 내세운다면, 이는 미국 정치 시스템이 제도 기반에서 서사 기반, 메시지 기반으로 구조적 진화를 겪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5. 트럼프 정책은 네오콘 체제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었다


트럼프의 정책 전환은 단순한 포퓰리즘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후 질서를 구성해온 네오콘 시스템에 대한 해체 작업입니다.

네오콘(Neo-conservatives)은 단순 보수주의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미국의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통한 질서 유지, 민주주의 수출, 소프트파워 전파를 강조하는 집단입니다.
이들은 USAID, VOA, NED, 국무부, 정보기관, NGO를 통해 글로벌 질서를 설계하고 유지해왔습니다.

트럼프는 이 시스템에 맞서기 위해 USAID 예산 축소, VOA 구조조정, 해외 주둔 미군 감축, NATO 탈퇴 등의 정책을 실행해왔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예산조정이 아니라, 미국 외교 시스템 자체의 해체 시도였습니다.



6. 결론: 트럼프 이후의 미국은 어떤 구조로 재편될 것인가


트럼프가 떠난다고 해서 트럼프주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재편되고, 누가 그 정치 에너지를 이어받을 것인가입니다.

트럼프는 개인이지만, 트럼피즘은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네오콘 질서의 해체, 기성 정당의 붕괴, 미디어 기반 직접민주주의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정치는 정당정치가 아니라 서사전쟁, 제도정치가 아니라 미디어정치, 국가질서가 아니라 브랜드 영향력의 정치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트럼프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누가 그 무대를 이어받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트럼프 정치현상의 본질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