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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위의 산업

항공산업은 왜 전략 산업으로 불릴까?

by JM Lee

비행기는 단순한 교통수단일까요? 아닙니다. 하늘을 가르는 항공기는 단지 사람을 실어나르는 기계가 아니라, 전 세계를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의 핵심축입니다. 바로 그 중심에 있는 것이 항공산업입니다.



항공산업의 넓은 지형도


항공산업은 단지 비행기 운항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 산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항공운송산업, 즉 항공사 중심의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 산업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항 및 항행지원 산업으로, 항공기의 이착륙을 돕는 공항 운영, 항공관제, 수하물처리, 항공기 정비(MRO) 등 각종 기반 서비스를 포함합니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제작, 부품 공급, 항공 관련 ICT 산업, 교육·훈련 산업도 모두 항공산업의 큰 그림 안에 포함됩니다.


즉, 항공산업은 복합 기능을 지닌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하늘길을 기반으로 교통, 무역, 관광, 물류, 첨단기술 등 다양한 산업에 파급효과를 미치는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공항 vs 항공사: 인프라 산업과 서비스 산업


흔히 공항과 항공사를 한 덩어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두 산업의 성격은 분명히 다릅니다.
항공사는 고객을 목적지까지 운송하는 서비스 산업이라면, 공항은 그 이착륙을 지원하는 인프라 산업입니다.
이를 버스 시스템에 빗대자면, 항공사는 버스회사, 공항은 버스터미널에 해당합니다.


항공사는 승객 유치, 수익 창출, 노선 운영에 집중하는 반면, 공항은 활주로, 터미널, 관제탑, BHS(수하물처리시스템) 등 고도화된 시설을 설계·관리하고, 수익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합니다.



세계는 지금 항공으로 움직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항공운송산업의 매출은 약 8,300억 달러,

연간 여객 수는 45억 명,

화물 운송량은 6,000억 톤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항공산업은 현재 빠르게 회복 중이며, 일부 지표에서는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항공기 제작과 정비(MRO)를 포함한 글로벌 항공기 산업도 연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 중이며, 보잉·에어버스 외에도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항공기 제작사들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


대한민국의 항공산업 역시 그 규모와 영향력에서 작지 않습니다.

항공운송산업 매출은 약 30조 원,

전체 고용은 18~20만 명에 달하며,

인천국제공항은 연간 1억 명 이상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5위권의 메가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류, 관광, 고용, 수출입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항공산업의 기여는 매우 큽니다.



세계를 움직이는 항공 강국들


글로벌 항공산업은 크게 다음과 같은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항공운송시장 보유. 보잉,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거대 기업들이 중심.

유럽: 에어버스를 필두로 항공기 제작과 항공동맹 전략에 강점.

중국: 자국 항공기 개발(C919), 대형 공항 건설, 물류 인프라 확장에 속도.

중동(UAE, 카타르): 초대형 허브공항과 국영항공사를 기반으로 글로벌 항공 흐름을 주도.

동남아(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LCC 성장과 인프라 투자로 성장 가속 중.



항공산업은 왜 전략 산업인가?


항공산업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 자산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고부가가치 산업

항공산업 종사자 1인당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제조업의 2~3배에 달하며,
여객운송 외에도 정비, 부품, 수출입, 면세점, 물류 등 파생 산업이 많습니다.


② 고용 창출

항공산업은 직·간접적으로 수십만 명을 고용합니다.
정비사, 보안요원, 관제사, 조업사, 면세점 직원, 관광 가이드, 물류회사 등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냅니다.


③ 국가 무역·물류 경쟁력

반도체, 바이오 등 고부가 수출품의 대부분은 항공으로 이동하며,
빠른 물류 연결은 수출입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세계적 허브공항을 보유한 국가는 물류의 중심이 됩니다.


④ 외교와 문화의 연결 통로

항공노선은 외교와 관광, 문화 교류의 출발점입니다.
직항 노선 하나가 열리면 관광객이 몰려들고, 교역량이 증가하며, 도시 브랜드도 함께 성장합니다.


⑤ 국가 위기대응의 핵심 인프라

재난·전쟁·감염병 같은 위기상황에서 항공산업은 국민 대피, 인도적 지원, 재난 물자 수송을 책임지는 국가안보의 최전선이기도 합니다.


항공산업은 단순히 비행기를 띄우는 산업이 아닙니다.


기술, 인력, 자본, 정책, 국제협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거대한 전략 산업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항'이 있습니다.


그러한 항공산업의 구조 속에서 공항이라는 복합 시스템 안에서 어떤 직무들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커리어를 설계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하나하나 안내해 나가고자 합니다.


하늘길을 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이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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