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판단력을 키우는 법
“돈이 눈을 멀게 한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눈’이 아니라 ‘뇌’가 문제입니다.
큰 돈이나 유혹 앞에서 뇌는 합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약화되고,
보상을 예측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과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의 과활성으로 인해 감정 중심의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즉, 뇌는 이성보다 감정을 먼저 작동시키며, 이 감정은 쾌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감정에 이끌려 판단을 내리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정보만 찾게 되는 확증 편향에 빠집니다.
이 확증 편향은 특히 SNS나 뉴스에서 극단적인 주장, 자극적인 정보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강화되며,
그 결과 가짜 뉴스, 음모론, 극단적 정치 성향, 심지어는 이단 종교에까지도 쉽게 끌리게 됩니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뇌는 큰 보상을 예측하는 순간 감정적으로 먼저 반응하며, 이 감정이 판단을 선도한다”고 말합니다.
이성보다 감정이 우선하는 구조는 인간의 본능이며, 단기적인 쾌감에 대한 중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의도하지 않아도 반복적으로 자극적인 정보만 찾아보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보려는 심리적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며 사고가 편향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는 좋은 판단력은 정보량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뇌를 훈련하는 데서 온다고 강조합니다.
가짜 뉴스에 끌리고, 음모론에 빠지는 것은 단지 무지가 아니라,
감정적 판단이 뇌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훈련되지 않은 뇌는 누구나 쉽게 속을 수 있으며, 뇌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정보의 질보다 더 중요한 ‘판단의 질’이 결정됩니다.
저 역시 이 뇌의 메커니즘을 체감한 경험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며 몇 차례 수익을 얻자, 스스로 ‘감이 좋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 확신은 시간이 갈수록 손해로 이어졌고,
저는 점점 더 정보를 왜곡해서 받아들이고, 경고 신호조차 무시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니 주변 조언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물타기, 손절 회피, 희망적 사고 등 전형적인 자기합리화에 빠졌습니다.
결국 나는 스스로에게 속고 있었고, 그 깨달음은 확신의 무서움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어떤 결정 앞에서든, 한 번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마치 정해진 것처럼 확신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물리학적으로 미래는 무수한 가능성 중 하나일 뿐이며,
그 가능성의 선택은 우리의 감정 상태, 인지 편향, 훈련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측은 필요하지만, 예측에 확신을 더하는 순간 사고는 경직되고 유연성을 잃습니다.
확신은 사고를 잠그고, 다른 가능성의 문을 닫게 만들며,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반면 성찰은 사고를 열고, 불확실성을 감안한 판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확신은 자만을 낳지만, 성찰은 겸손을 낳고 겸손은 결국 정확도 높은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예측을 하되 확신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 예측이 틀렸을 경우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함입니다.
거울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지금까지 해온 선택과 판단의 총합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선택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나는 옳다’는 생각은 위험하며, 진짜 현명한 사람은 스스로의 신념조차 의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확신은 다른 가능성을 닫아버리지만, 신념은 다른 관점을 듣고도 견디는 내면의 힘을 기반으로 합니다.
즉, 확신은 고집이고, 신념은 열린 확신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의 신념을 점검하고, 수정하고, 검증하는 태도를 통해
비로소 단단하고 유연한 사고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뇌가 스스로에게 되묻고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훈련하는 일입니다.
어떤 정보든 ‘나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기본값으로 가져야 합니다.
이런 선제적 인지는 회의론적 사고가 아니라, 감정을 제어하기 위한 뇌의 예방접종입니다.
우리가 미처 의심하지 않은 틈을 타 유혹은 깊숙이 들어옵니다.
실제로 사기나 조작 정보는 늘 사람의 방심을 파고듭니다.
따라서 선제적으로 경계하는 태도는 뇌의 전두엽을 자극하여 감정 대신 이성이 주도권을 잡도록 돕습니다.
뇌는 반복적으로 보거나 듣는 정보에 익숙해지고, 익숙한 것만 믿게 됩니다.
이것이 확증 편향이며, 음모론, 이단 종교, 극단주의로 이어지는 시작점이 됩니다.
다양한 정보를 접하면 뇌의 다양한 영역이 활성화되고,
신경 회로의 연결이 더 정교해져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 불편한 시각에 자신을 노출시켜야 사고의 유연성이 유지됩니다.
익숙함은 편하지만, 불편함 속에서 뇌는 성장합니다.
즉흥적인 결정은 대부분 감정의 지배를 받습니다.
사기를 치려는 사람들은 “지금 아니면 기회 없다”는 압박을 통해 이성을 마비시킵니다.
이럴 때일수록 반드시 ‘잠깐 멈추는 습관’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 짧은 멈춤이 뇌에 생각할 시간을 주고, 이성을 회복시킵니다.
이 습관은 단순하지만, 수많은 인생의 실수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기술입니다.
뇌는 빠른 판단을 좋아하지만, 올바른 판단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에서 나옵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그 기회가 내가 만든 것일 때만 내 것이 된다.”
이 말은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남이 던져준 기회를 자신의 것이라 착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오히려 인생을 무너뜨립니다.
복권에 당첨된 대부분의 사람이 불행해지는 이유도,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돈을 다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내가 준비하고, 만들어낸 기회는 내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옵니다.
진짜 기회는 외부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 내부에서 축적된 판단력과 인내에서 나옵니다.
거울을 보며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지금 내 마음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내가 보는 정보는 진짜인가, 아니면 내가 보고 싶은 것인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자기 성찰을 넘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해줍니다.
훈련되지 않은 뇌는 쉽게 흔들리지만,
질문하는 뇌, 멈추는 뇌, 의심하는 뇌는 쉽게 속지 않습니다.
확신보다 성찰을, 감정보다 이성을, 충동보다 훈련을 선택하는 삶.
그 삶이 우리를 더 깊고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LTlVkJ4Y0k&t=250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