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정치·지정학적 재편이 항공망을 바꾼다
– “국경과 항로는 정치에 따라 다시 그려진다”
1) 국경을 다시 닫은 시대 – 항공은 가장 민감한 영역
코로나19는 각국의 국경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은 입국금지·격리조치·PCR 음성 확인서 요구 등 초유의 제한조치를 시행했고, 이는 항공노선 운영을 정부 결정에 좌우되게 만들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자국 항공 보호주의(aviation protectionism) 경향이 강화되었습니다:
자국 항공사에 운항 우선권 부여
외국 항공사 슬롯 제한
항공협정 개정 요구 증가
공공재로서 항공사에 정부 자금 투입 정당화
항공 네트워크는 민간의 영역 같지만, 실상은 *‘외교·정치의 연장선’*이라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된 시기였습니다.
2) 미중 패권 경쟁 – 하늘길도 다시 짜여진다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더욱 격화되었습니다. 중국의 위구르, 홍콩, 대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정치뿐 아니라 경제·산업·항공영역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자국 내 산업 복귀 정책(On-shoring, Near-shoring)을 강화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 미국·베트남·멕시코 등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의 항공화물 노선 재편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중국 간 항공노선 증편은 양국 간 외교 상태에 따라 계속 지연되었고,
양국의 항공사들은 상호 운항 허용권(Reciprocity rights)을 두고 계속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즉, 항공권 하나가 외교협상의 지렛대가 되는 시대가 다시 열린 것입니다.
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항공항로의 변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하늘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 항공기에 대해 영공 통과 금지 조치를 시행했고,
이에 따라 유럽 노선을 운영하는 한국·일본·미국 항공사들은 항로 우회를 해야 했습니다.
� 대표적 영향:
인천→유럽 항공편 운항시간 증가 (최대 2~3시간 연장)
연료비 부담 증가, 운항편 감편, 여객 수요 감소 요인 작용
이로 인해 항공사는 유럽노선에 운임 인상, 기항지 조정, 중동경유 증대 등 전략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산 티타늄 공급 제한, 항공기 부품 수출 규제 등으로 항공기 제조 및 유지보수(MRO) 산업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4) 외교와 항공협정의 중요성 부활
팬데믹 이전에는 항공협정이 주로 기술적·상업적 문제로 다뤄졌지만, 이제는 외교력과 국익 보호 수단으로 중요성이 다시 커졌습니다.
슬롯 협상, 노선 증편, 운항권 확보는 국가 간 정치 협상의 일환
항공자유화(Open Skies) 논의는 위축되고, 쌍무적 맞교환(Bilateral reciprocity) 기조 강화
예를 들어, 한국의 미국·중국·베트남 항공협정은 민간항공사 입장에서 단순한 경영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항공외교 역량에 달려 있는 사안입니다.
▶ 최근 추세는 ‘항공무역의 재정치화’이며, 항공산업 종사자도 이제 국제정치 흐름에 대한 감각을 필수로 갖춰야 하는 시대입니다.
5) 항공 네트워크는 더 이상 기술과 수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항공노선은 수요와 수익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외교·정치·지정학의 산물입니다.
팬데믹과 지정학적 갈등은 항공정책의 전략자산화를 더욱 가속화시켰습니다.
앞으로 항공산업 종사자는 더 넓은 시야로, 하늘길 이면의 국가전략과 외교 환경까지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