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아웃소싱 중개 플랫폼 캐스팅엔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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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있어 가장 직접적인 정보전달 매체이기 때문에 단순히 시각적인 요소 이상의 의미를 가지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각자의 브랜드 성향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브랜드 서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죠. 오늘은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독보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사례들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오늘날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를 뽑는다면 나이키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변변한 상점 하나 없이 시작해 이제는 많은 스포츠인의 영감이 된 나이키. 그 뒤에 숨은 공로자 Futura를 소개합니다.
Futura는 1927년 독일의 디자이너 Paul Renner가 기하학적 형태에 기반하여 디자인한 대표적인 지오메트릭 서체입니다. 바우어 배급사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온 Futura는 수많은 기업 로고와 광고에 사용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나이키 또한 Futura 브랜드 서체로 채택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Futura를 활용한 나이키의 광고가 너무나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Futura (Condensed Extra Bold)로 적힌 문구는 모두 나이키 광고로 보인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Futura Condensed Extra Bold는 Futura 서체 내에서 좌우 너비가 좁고 (Condensed), 가장 두꺼운 (Extra Bold) 폰트입니다. Futura 특유의 미래적이고 개성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우 임팩트가 있는 폰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Futura Condensed Extra Bold는 지난 수십 년간 나이키가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역동적이고 단단하게 표현하면서 나이키가 모두를 위한 스포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굳히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지난 몇 년간 나이키는 웹사이트에서 주력 서체를 Futura에서 Trade Gothic으로 교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요. 스타일이 너무 강한 Futura가 웹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메인 배너와 같은 많은 이미지에 아직도 Futura가 활용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한 운송 네트워크 스타트업 우버는 이제 수많은 국가에서 필수 교통수단이 되었습니다. 2016년 리브랜딩 후 명확하지 않은 브랜딩과 추상적인 로고 디자인 등, 수많은 비판을 받았던 우버는 2년도 채 되지 않아 유명 디자인 에이전시 Wolff Olins와 함께 우버의 새 얼굴을 공개하게 됩니다.
이전의 엽전 모양 심벌을 과감하게 버리고 Uber라는 이름 자체로 회귀한 우버는 이번 리브랜딩에서 타이포그래피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Uber의 U자는 You를 의미하며 이는 우버가 우버를 타는 당신(사용자)이 중심이 된 브랜드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우버는 이번 리브랜딩에서 타입 제작사 MCKL과 협업으로 우버의 브랜드 서체 Uber Move 또한 선보였는데요. Uber Move는 Futura와 Neuzeit Grotesk 같은 20세기 초반 산세리프의 영감을 받아 전 세계에서 활용될 교통수단 폰트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Uber Move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하학적인 형태에 기반하고 있어 친근하고 보편적인 이미지를 주면서도 소문자처럼 생긴 대문자 U와 그리다 만듯한 소문자 g 같은 글리프들이 폰트에 개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영문 글자체의 틀에 벗어난 이런 활자 디자인은 자칫하면 디자인 오류로 보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우버만의 폰트”라는 인상을 심어줍니다.
Uber Move는 Display와 Text 전용 폰트로 따로 제작되어 웹, 앱, 광고 등 어떠한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게 제작되었으며, 실제로 Uber의 웹사이트와 앱, 그리고 Uber Eats와 같은 우버의 다른 브랜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관적인 타이포그래피의 활용은 사용자가 우버의 어떠한 서비스를 사용하여도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현대카드는 국내에서는 다소 모험이라고 생각되었던 브랜드 서체 제작의 포문을 연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입니다. 2003년 CI 개발 당시 네덜란드 에이전시 Total Identity에서 영문 서체를 제작하였으며 이후 산돌 커뮤니케이션이 한글 폰트 제작에 참여하면서 오늘날의 Youandi 서체가 탄생하였습니다.
초기 현대카드는 다양하게 출시되는 카드에 알파벳으로 각 카드의 특징을 살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영문 폰트들로는 현대카드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어려웠기에, 이내 현대카드만을 위한 전용 서체를 제작하게 됩니다.
네덜란드 디자인 회사 Total Identity가 개발을 담당한 이 폰트는 현대(Hyundai)의 영문 알파벳을 유럽식으로 읽었을 때 유사한 발음인 You and I로 이름 지어졌습니다. 신용카드의 형태와 비율, 각도를 그래픽 모티브로 삼아 디자인된 Youandi 체는 전통적인 영문 글자 골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현대카드만의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게 됩니다.
Youandi체와 큰 성공을 이룬 현대카드는 본래 디스플레이 용도를 위해서만 디자인되었던 Youandi체를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한글 폰트 추가와 함께 폰트 가족을 확장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인 Total Identity로서는 한글 폰트 작업이 어려웠기에 국내 폰트 제작사 산돌 커뮤니케이션과 협업하게 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Youandi체는 영문 폰트의 특징을 그대로 담은 한글 폰트를 추가하고, 기존의 영문 폰트 또한 본문용으로 용이한 버전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오늘날의 현대카드의 CI와 카드 디자인뿐만 아니라 현대카드의 웹사이트, 앱, 인쇄물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용하고 있는 Youandi체는 현대카드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면서 대표적인 브랜드 서체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Uber Move 케이스 스터디
우버 리브랜딩 리뷰
현대카드체 제작후기
현대카드 Youandi체 브랜드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