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주명 Jul 09. 2020

그냥 No라고 대답하세요.

로고 디자인의 기본적인 원칙 지키기

본 글은 아웃소싱 중개 플랫폼 캐스팅엔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https://www.castingn.com/cblog/detail?JI_PK=468




좀 더 화려하게 해 주세요! 

좀 더 귀여운 폰트는 없나요?


좋은 로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이 필수적입니다. 디자이너가 해당 비즈니스 혹은 브랜드를 충분히 이해하고, 시각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게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문제는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전반적인 디자인 지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로고를 통해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어 하며, 막연히 로고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를 디자이너한테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유명 디자인 에이전시에는 어떻게 대처할까요?



Chermayeff & Geismar & Haviv는 National Geography, Chase Bank, Mobil, PBS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기업들의 로고들을 제작한 디자인 에이전시입니다. 국내 브랜드로는 신세계 백화점의 로고를 디자인하기도 했죠. 


오늘은 TEDxPenn에서 Chermayeff & Geismar & Haviv의 파트너 디자이너 Sagi Haviv가 발표한 내용을 통해 좋은 로고 디자인은 무엇이고,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는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래 지속 가능한 로고가 필요한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로고를 다시 제작하는 이유는, 로고를 중심으로 제작한 모든 것들을 전부 다시 제작하는데 로고를 수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로고는 그 회사에 대한 유대와 감정을 대표할 수 있는 매개체이며, 사람들은 오랜 시간 동안 로고를 통해 그 회사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무계획적인 로고 수정은 고객들의 큰 반발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죠.   






첫 번째 케이스 스터디: 

Chase Bank


체이스뱅크는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해,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은행 중 하나입니다. 1960년 당, 3인 체제로 구성되어 있던 체이스 뱅크 지도부의 일원이면서 뉴욕 현대미술관 (Museum of Modern Arts)의 아트 컬렉터이기도 했던 David Rockefeller는 체이스뱅크의 새로운 로고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사의 로고 디자인을 위해 당시 20대 무명 디자이너였던 IvanTom을 초대합니다. 

 



Ivan과 Tom

작업에 착수한 두 젊은 디자이너는 다소 추상적인 팔각형 모양의 심벌을 Rockefeller에게 보여주게 되는데요, 금융이나 재무라는 키워드를 직접적으로 로고를 통해 표현하기보단,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체이스뱅크 자체 고유의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회장의 반대

Rockefeller는 그들이 보여준 로고에 만족했지만, 회장인 John Mcloy의 거센 반대를 받게 됩니다.




이게 뭐야? 이게 무슨 뜻이야? 이건 우리(체이스 뱅크)가 아니야. 그냥 우리 빌딩이나 조각품 이미지를 사용할 수는 없었나?



Rockefeller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결국 Mcloy는 로고의 사용을 승인하지만, 공식적인 용도가 아닌, 대리점 등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을 걸게 됩니다. 체이스뱅크 같은 거대 기업에서 이런 실험적인 로고는 매우 어려운 도전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단 6개월 만에, 이 마크는 체이스뱅크의 건물, 로고, 서류 등 기업의 모든 곳에서 사용되게 됩니다.




체이스뱅크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는 회장 John Mcloy





심플함에서 비롯된 로고의 다양한 활용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 제작된 이 로고는 너무나도 단순하고 명확했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스마트폰 어플과 같은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될 수도 있게 됩니다.





상표는 오랜 시간에 거쳐 의미와 힘을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로고를 바로 좋아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에게 그런 점을 이해시키기란 매우 어렵죠.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Sagi Haviv는 로고 디자인의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에게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의견만 무조건적으로 반영하면 서로 만족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로고에 대해 착각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로고가 많은 것을 내포해야 한다던가, 흥미롭게 보이거나 혹은 예뻐야 한다 등등이요. 하지만 사실 로고는 이런 점들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로고는 머리에 깊이 박힐 수 있어야 하며. 오랜 기간에 거쳐 인지도를 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좋은 로고 디자인은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1. 적절함

로고는 브랜드에 사용되기 위해 적절해야 합니다. 스포츠 브랜드면 단단하거나 역동적 여야하고 패션 브랜드면 우아한 느낌을 줘야 하죠.


2. 구별됨 

머릿속에 깊이 들어가 충분히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로고들과 구별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한두 번 본 것 만으로 다른 사람들한테 설명하거나 종이에 그려줄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3. 단순함

복잡하지 않은 형태여야 합니다. 단순한 로고는 명함에 작은 사이즈로도 사용될 수 있고 큰 간판에 활용될 수도 있으며 웹에서 픽셀 포맷으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예시로 내셔널 지오그래피를 들 수 있습니다.


예시: National Geography

당신이 만약 어제 화성에서 갓 도착했다면 이 로고를 보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란색 사각형 옆에 브랜드의 이름을 붙이고,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면, 이 로고는 사람들이 내셔널 지오그래피를 통해 느끼는 모든 감정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연결 지을 수 있는 되는 수단이 됩니다. 이러한 방법은 오랜 시간을 전재로 하며 사람들은 결국 이 로고를 통해 즉각적으로 이 브랜드에 대해 감정적인 연결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케이스 스터디

Conservational International


Conservational International(CI)는 가장 큰 보존 조직으로, 전 세계 40개가 넘는 오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려 30여 년간 활용된 로고를 그들은 매우 좋아했습니다. 심지어 로고마크에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는 단체의 대표이자 원숭이 학자였던 그가 직접 손으로 그렸다고 합니다. CI의 직원들도 애착을 가지고 있던 이 로고를 바꾸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회사의 미션(mission)이 바뀌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환경과 동물, 나무를 중심으로 했던 기존 회사 미션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 (ex: 물 부족, 식량 공급)에 중점을 주기로 한 것이죠. 이러한 새로운 회사 미션이 기존 로고에는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시각적 아이덴티티가 필요했던 것이죠. 

바뀐 회사 미션: 환경 중심 -> 사람 중심




아마 그들이 원했던 것은 바로 이런 로고였을 것입니다. (기존 로고에 사람 형상을 추가하는 것이요.) 하지만 이미 수많은 회사들이 사람 형상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다른 회사들과 구분될 만큼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Chermayeff & Geismar는 지구 이미지와 녹색 underline을 추상적인 형태로 심벌화 했습니다. 굉장히 단순 명료하고 어떠한 브랜드하고도 겹치지 않는 이미지였습니다. 




물론 클라이언트는 기존의 아름다운 로고를 단순한 원하고 선 하나로 바꾸는 것을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Chermayeff & Geismar는 CI의 새로운 로고가 기존의 로고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이미지를 확장하고 이를 단순하게 표현했을 뿐임을 보여주었습니다.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까지 무려 6개월이 걸린 이 로고는 웹사이트, 포스터와 같은 다양한 홍보매체에 활용되며 오늘날 CI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세계는 빠르게 변하지만 우리가 로고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법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로고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클라이언트와 관계입니다. 좋은 로고 디자인을 위해서라면 이르든 늦든 클라이언트에 no라고 말할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 Sagi Haviv -






영상 원본

 

Visual Identities: More Than Just A Logo | Sagi Haviv | TEDxPenn



작가의 이전글 세리프와 산세리프만 알면 된다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