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취준, 그리고 개인적 성장까지
졸업을 앞두고 있다면 졸업 후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스러울 겁니다. 사회로 나가면 학교와 달리 아무도 지도해주지 않으니까요. (저도 졸업 후에 정보를 얻을 학교 선배나 지인이 한 명도 없었기에 어려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졸업을 앞두고 있는 예비 디자이너들을 위해, 신입 디자이너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봤습니다.
(제 개인적 경험과 주변 디자이너들의 조언을 토대로 하였지만, 다른 의견 혹은 추가적인 질문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달아주세요!)
본인의 작업물을 오픈된 공간에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본인의 작업물을 숨겨두면 피드백을 받지 못해 성장이 더딜 것이고, 아무리 좋은 디자인을 해도 인정받지 못할 겁니다. 안 좋은 점을 지적받는 것에 두려워하지 마세요. 어차피 사람들은 좋은 디자인만 기억합니다.
생가보다 오픈된 공간에 작업물을 올렸을 때 도용당하는 일이 흔합니다. 저작권을 등록하지 않은 이상 처벌도 쉽지 않고요. 도용은 스트레스받는 일이지만 역으로 본인의 작업물이 좋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본인의 작업물이 정말 출중하다면 도용당해도 원본의 퀄리티를 따라가지는 못할 겁니다.
본인의 작업물을 여기저기 올리는 것이 도용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꽁꽁 숨겨뒀다가는 역으로 도용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검색을 습관화하세요. 놀랍게도 본인이 찾는 정보의 90%는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영문 키워드를 조합하여 구글, 유튜브 등 다양한 리소스를 통해 검색하면 대부분의 정보를 무료로 찾을 수 있습니다. 학원이나 유료 세미나는 이 검색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력을 단축해주는 수단일 뿐입니다.
네이버는 생각하지도 마세요!
Behance, Instagram, Facebook, 노트폴리오 등 본인의 프로젝트를 홍보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올리세요. 이런 플랫폼들은 사용자가 많기에 featured 되기 쉽지 않지만, 동시에 그 점 덕분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The Brand Identity와 같은 큐레이트 사이트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홍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 작품 제출 시 15-40 달러를 요구합니다.) 매일 수만 명의 디자이너들이 보는 플랫폼에 본인의 디자인이 노출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본인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실 졸업을 하고 나면 본인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 교수님이나 선배들에게 주저 말고 피드백을 요청하세요.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면 다른 디자이너분들에게 정중하게 요청을 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선 양해를 구하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어떤 점을 발전시키면 좋을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세요. 너무 바쁘거나 정말 답변하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디자이너가 답변을 해줄 겁니다.
(피드백을 받았다면 감사 인사도 빼놓지 마세요!)
갓 졸업을 하시고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학생 때 작업한 프로젝트나 회사에서 요구하는 프로젝트만 포트폴리오에 넣는 경우가 많는데, 개인 프로젝트는 본인을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아무도 안 해봤을 법한, 혹은 평소에 해보고 싶었거나 본인의 개성을 100% 살릴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보세요. 가상 프로젝트보다 훨씬 이목을 끌기 쉽고, 특히 면접 시에도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하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세요. 좋아 보인다고 무작정 따라 해 보기보단,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을 발전시켜보면 좋을지 분석해보고 본인의 프로젝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나가세요. 남의 아이디어를 사용한 포트폴리오는 본인의 작업물이 아니라 모방품입니다.
레퍼런스를 찾을 때도, Behanc보다는 유명 에이전시나 유명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그들의 Design Process와 Presentation을 참조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포트폴리오 포맷이 다르기 때문에 PDF, 개인 웹사이트, 키노트 이 세 가지 유형으로 전부 준비하시는 것이 좋지만, 시간이 촉박하다면 본인이 가장 가고 싶은 회사에 맞춰 우선순위를 두는 게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PDF를 가장 많이 선호하지만, 미국 같은 경우는 90%의 회사가 웹사이트 링크만을 요구합니다.
본인이 코딩을 하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도 많은 대안이 있습니다. Wordpress, Webflow, Squarespace, Cargo Collective 등 코딩을 전혀 알지 못해도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웹빌더들이 많으며 Adobe 구독자라면 비핸스랑 연동 가능한 Adobe Portfolio롤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까지 제작할 여유가 없다면, 최소한 Behance에라도 올려서 관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프로젝트 시작하기에 앞서 비핸스나 핀터레스트부터 열고 계시지는 않나요? 레퍼런스는 레퍼런스일 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것은 그저 모방품을 만드는 일입니다. 또한 슬럼프에 빠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죠. 다른 사람의 작품만 보기보다는 그 사람이 어떻게 최종 결과물에 도착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세요. 때로는 하던 디자인을 멈추고 좋은 영화나, 예술 작품, 다른 분야를 공부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본인의 아이디어를 확장시킬 수 있을 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자체 큐레이팅 팀이 있더라도 Behance와 같이 매일 수만 명의 디자이너가 작업물을 올리는 공간에서 좋은 레퍼런스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비전공자나 학생들의 작업 물들도 상당하기 많고요. 다행스럽게도 여러분이 할 일을 대신해주는 디자인 큐레이트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The Brand Identity나 Brandnew 같은 플랫폼에서 큐레이트 되는 작업 물들을 보고, 마음에 들면 그 작업을 진행한 에이전시 사이트에 들어가 다른 작업들도 보세요. 이런 방식으로 본인만의 레퍼런스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이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기 때문에 매번 사이트에 들어가지 않아도 최신 작업들을 빠르게 받아 볼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하다 보면 공모전 사이트에 참가했던 디자인을 넣는 경우를 생각보다 자주 보는데, 회사 지원 시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선 심사를 비전공자인 일반인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런 공모전 특성상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 또한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수입이 필요하다면 들인 시간에 비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알바를 하는 게 좋습니다.
처음 프리랜스를 받는다면 본인이 얼마나 받아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처음 작업할 때는 (본인이 작업하는데 걸리는 시간) x (최저임금) x (1.5 ~ 2)을 기준으로 하고 본인의 숙련도나 실력에 따라 점차 늘려나가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보다 낮은 금액은 본인의 전문성을 의심하게 할 수 있습니다.
뉴욕을 기반으로 브랜딩, 타이포그래피, UIUX 작업을 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주명입니다.
2019년 VCU 그래픽 디자인 학사 졸업 후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제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 관련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외주 및 질문은 jmlee9762@gmail.com로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