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엠 Apr 29. 2022

오사카의 어느 오래된 카페에서

혼자 가는 오사카 여행 4편

고베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려고 어제 봐 둔 호텔 앞 커피숍에 들어갔다. 큰 도로에서 한 골목 뒤에 위치한 조그만 집인데 한눈에 보기에도 꽤 오래된 노포로 보여 안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한 눈에 봐도 오래되어 보이는 카페 입구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9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일부러 복고풍의 인테리어를 한 게 아니고 가구며 조명이며 모든 것이 최소한 10년은 되어 보인다. 시간이 멈추어버린 차분한 느낌. 뿐만 아니라 손님들도 과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하다. 


나이 지긋하신 노신사분이 책을 읽으며 커피를 드시고 계신다.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와 인스타 덕분에 요새 카페들은 최신 트렌드를 적극 수한 개성 넘치는 곳이 넘쳐난다. 워낙 예쁜 카페가 많다 보니 “카페투어”란 말이 생겼을 정도. 그런데 오사카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카페를 발견한다는 것이 나만 알고 있는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  일본은 아직까지 담배에 관대한 편이라 실내에서도 흡연이 가능한데 이곳에선 왠지 이 담배연기마저도 용납이 된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쿠폰(?)들. 정확한 용도는 언어의 한계로 물어보지 못했다.


바 테이블 한쪽에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판을 봤다. 외국인을 위한 영문이나 그림 따위는 여기엔 없다. 속성으로 공부해간 가타카나를 떠올리며 한 글자씩 꿰맞춰 겨우 주문을 했다.


상쾌한 아침과는 거리가 먼 실내 분위기. 주인과 손님들 모두 백발의 연세 드신 분들이고 조용히 커피만 드셔서 맘껏 사진을 찍지 못하고 눈치만 봤다.


커피맛은 훌륭했다. 가게는 허름하지만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은 있는 것 같다. 디저트 같은 다른 메뉴도 맛이 궁금하긴 했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봐야겠다.

 

필자가 주문한 모닝세트. 묻지도 않았는데 재떨이를 함께 주신다.


필자가 방문한 곳은 여행 추천지는 아니다.  다만 여행책이나 인스타에 소개된 유명한 곳만 찾아가 똑같은 사진만 찍을 것이 아니라 나만의 숨겨진 장소를 찾는 재미도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에 소개한다.


珈琲舎 羅羅

위치 : 일본 〒542-0081 Osaka, Chuo Ward, Minamisenba, 2 Chome−6−8 CALME


* 이 글은 코로나 발생 이 전인 2018년 3월의 여행기록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오사카 최고의 야경 명소 Best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