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하다 못해 터질 듯한 여름이 내내 계속될까 싶더니 새벽녘끌어안은이불이 내 몸곁에꼭 붙어있다. 바뀐 기온의 첫자리는 긴소매옷과 겉옷으로 분위기의계절가을을 알린다.
건물사이 높은 하늘이 가을인지 여름인지 푸르게 화창한 아침, 걸으며 느끼는 기분 좋은 차가운상쾌함에10월을 실감한다.
'그럼 오늘은 어떤 옷을 입지'
오가는 계절에 불현듯 떠오른 내 머릿속 한 가지는 옷타령이다. 추운 날, 흐린 날,비 오는 날, 자연에 순응하는 나를 확인하는 차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기분 좋을 때, 모임이 있을 때, 새 옷을 샀을 때 내 기분을 말해주는 차림은 또 얼마나 필요한 표현인지 말해 무엇하랴.
감정을 느끼는 오각이 있어 인간은 다양한 취향을 즐기며 살아간다. 맛도 멋도 모두 각자가 지닌 감각의 기준대로 선택하는 인간의 다양성이 바로 개성이니 말이다.
서서히 바뀌는 계절이 반갑고 신난다. 기나긴 여름과 작별하며 설레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계절, 가을과 함께할 스타일의 완성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