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 칸
2025년 12월 5일부터.. 한 달,
나의 한 칸이 생겼습니다.
주말에 영풍문고 여의도점에 들렀습니다.
몇 걸음 걸어가자, 매대 한가운데에 제 책이 놓여 있었습니다.
솔직한 첫 감정은 거창한 단어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신기함.
“저게… 진짜 내 책이네?”
마음속에서 이 말만 몇 번을 반복했습니다.
예전의 저는,
서점에 오면 베스트셀러 코너만 멀뚱히 바라보던 사람이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자기 이름을 책 표지에 걸까.”
제 인생의 이력은 그리 반듯하지도 않았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에 살던 기초수급 청년,
스스로도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도, 사실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정말 도움이 되긴 할까?”
그럼에도 결국 원고를 끝까지 끌고 간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여기까지는 올 수 있다”는 걸 누군가 한 명이라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해서.
오늘 매대 앞에 서서, 문득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영구임대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던 스무 살의 나를,
영풍문고 여의도점 가운데로 데려와 이 장면을 보여준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넌 나중에 책도 써야 해.”
“귀찮지…? 알아. 그래도 써.”
귀찮음을 무시하고, 두려움을 무시하고,
“버텨보자” 하고 한 번만 더 붙잡았던 시간들이
결국 이렇게 매대 한 칸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버텨냈다는 것은 당신이 그토록 강하다는 증거》는
화려한 성공담을 들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 수없이 무너졌다가
• 겨우 일어나서
• 그래도 한 걸음 더 가보자고
스스로를 설득해야 했던 순간들의 기록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뒤처진 것 같을까.”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을 그대로 들고 읽어주셔도 괜찮겠습니다.
이 책은 “잘 버티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버텨낸 사람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여의도 한복판,
유리창 너머로 빌딩 숲이 보이는 서점에서
제가 버텨온 세월이 상품이 되어 조용히 서 있습니다.
매대 위 제 책을 보며, 이렇게 정리해 봅니다.
“버텨냈다는 것은,
당신이 정말 약해서가 아니라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증거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있는 분들께
이 매대 사진 한 장과, 이 책 한 권이
“나도 여기까지는 가볼 수 있겠다”는 작은 신호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 속 매대 한 칸은
작가 신정미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버티고 있는 모든 사람의 자리’라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