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배경
요즘 한국 사회의 큰 화두는 출산율입니다.
뉴스를 켜면 “합계출산율 0명”, “인구 절벽”, “국가 소멸 시계” 같은 말들이 쏟아집니다.
물론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숫자가 더 먼저 떠오릅니다.
바로 청년 자살률입니다.
저는 한때 그 통계 안에 들어갈 뻔한 사람이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아주 구체적으로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고,
그때 제 머릿속에 떠올랐던 문장은 솔직히 이런 것이었습니다.
“나 하나 죽는다고 한국 사회가 멈추진 않겠지.”
회사는 돌아갈 것이고, 제 자리는 누군가 다시 채울 것이고,
국가 시스템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계속 움직이겠지요.
이 생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습니다.
한 개인의 죽음은 시스템을 당장 멈추게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조금씩, 꾸준히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청년들이 하나씩 자리를 비울 때마다
사실상 국가는 미래의 인력·생산성·세대 재생산 능력을 함께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건 개인의 비극을 넘어서, 국력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청년 자살률을
여전히 “개인의 문제”로만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 그 친구가 멘탈이 약해서
• 집안 사정이 안 좋아서
• 요즘 애들이 버티는 힘이 없어서
이렇게 정리해 버리면,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할 몫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책의 초점도 자연스럽게 “출산율”에 더 많이 쏠립니다.
“아이를 더 낳게 하려면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에 온 관심이 모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이미 태어난 청년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과연 누가 이 나라에서 2세를 낳고 싶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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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에서 세 가지 여정을 썼습니다.
1. 사교육 없이 독서실에서 무료로 공부하며
어떻게 다시 삶의 가능성을 열었는지
2. 임대와 불안을 지나, 주거의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
3.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직업의 안정을 찾아가기까지 도전하는 마음을 다시 기르는 과정
이 이야기를 쓴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극단적인 선택에서 돌아서면 좋겠어서.
“이 정도면 난 이미 끝났다”라고 느끼는 청년에게
“아직 다른 루트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는 복지 사각지대를 실제로 겪었던 당사자이고,
지금은 복지 제도 안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분명하게 느낍니다.
청년 자살률 문제는 단순한 ‘마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거, 일자리, 빚, 가족, 건강, 제도…
수많은 구조가 얽혀 만들어낸 종합적인 신호입니다.
이 신호를 무시한 채 출산율만 올리겠다는 것은,
기초공사가 부실한 건물에
층수만 더 올리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출산율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이미 태어난 청년들이 “살아볼 만하다”라고 느끼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살아볼 만한 삶을 보장받는 사람들이
비로소 누군가를 책임질 용기,
다음 세대를 낳아 기를 결심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해서,
제 경험을 기록하고,
복지의 빈틈을 이야기하고,
“살아남는 방법”을 나누려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오늘 하루만이라도 “조금 더 살아보자”라고 생각해 준다면,
그것으로 저는 다시 한 번 이유를 얻습니다.
이미 태어난 우리를,
조금 더 잘 살펴보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