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별로 없지만
나는 조금 이상한 버릇이 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밥 해먹이기다. 그리고 계속 먹을 것을 갖다 주기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나는 요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한 음식은 맛이 아예 없다고 하기는 그렇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맛있지도 않다.
심지어 멋지게 할 수 있는 요리는 없는데 내 사람들을 잘 먹여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이 있다. sns나 유튜브에서 간단해 보이면서도(?) 맛있어 보이지만 근사하기도 한 레시피들을 보면 따라 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실 도전해 보면 될 텐데 가슴만 두근거린다.)
나의 이런 ‘잘 먹이고 싶은 마음‘이 가장 적극적으로 드는 사람들은 바로 남편과 그리고 두 아이들이다. 다행히도 남편은 내 앞에서는 한 번도 맛없다고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아이들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 엄마 계란죽이라고 한다. ‘세상에. 제일 맛있는 음식이 계란죽이라니. 죽도 요리에 넣어도 될까?‘ 나는 멈칫 고민한다. 아이들이 엄지 척을 보여주니 고맙긴 하지만 뒤에서 알 수 없는 웃음을 띠고 있는 남편에게 민망하고 웃기다.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면 뭐라도 해서 먹이고 보내고 싶다. 내가 솜씨 좀 부릴 수 있는 요리는 사실 삼겹살 구이, 파스타, 덮밥 등 한 그릇 음식 정도다. 게다가 술이라도 같이 먹으며 식사를 하게 되면 나는 음식이 모자랄까 계속 냉장고 문을 열어 꺼내놓을 안줏거리가 있나 살펴본다.
가족과 친구들이 계속 내 곁에 머물러주는 것이 다행이다. 김치볶음밥도 계란죽도 엄마가 한 것이니 맛있다며 먹어주는 모습이 예쁘다. 무심한 나에게 때가 되면 연락해 주고 보러 와주는 친구들이 고맙다.
아마도 나의 이런 ‘잘 먹이고 싶은 마음’은 오늘도, 지금도 내 옆에 있어주어 고마운 나만의 서투른 표현일 것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고맙고 사랑한다는 표현이 선뜻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왔다 갔다 할 때, 잠깐 앉혀놓고 음식을 내어주고 싶은 나의 속마음은 부끄럽지만 이렇다.
‘너희를 아끼고 사랑해. 오늘 하루가 끝날 땐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져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