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알바에서 신입사원으로!

마흔여섯, 나는 다시 신입사원이 되었다. 002

“벌써 알바 이틀째네?”

휴대폰 시계를 보며 중얼거렸다.

금요일 면접을 본 뒤, 대표님은 이렇게 말했었다.

“붙든지 떨어지든지… 다음 주쯤 알려드릴게요.”


그래서 지금 나는 불판을 닦고 있다.

치과에서 일하겠다던 언니는 결국 형부와 창업을 했고,

나는 여기서 경력직 알바 중이다.

“취업 어렵지? 같이 일하자~”

조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머릿속 질문 하나.

“10년 후에도 내가 이 일을 할수 있을까?”

가게를 운영해봤던 경험자로써

내 대답은 더욱 분명했다.

“NO.”

당장의 수입은 새로운 일자리보다 훨씬 낫지만,

나는 50~60 오래 일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자꾸 자꾸 핸드폰을 보게된다.

기다림은 진짜 사람을 탈진하게 만든다.


그래도 나에겐 친절이라는 무기가 있다.

처음 가게할 땐

억울한 일, 황당한 일들의 연속으로,

속상한 날들이 더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쌓이면서 깨달았다.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 건 없구나.”

오히려 정성으로 대했던 ‘진상 손님’이

단골이 되어 돌아오는 신기한 경험들.

그때부터 친절은 내 습관이자 장점이 됐다.

화날 일도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이 일이 나의 적성인가?’

고민하게된다.


하지만,

5년 만에 하루 종일 서 있다 보니

다리가 폭발 직전.

점심·저녁 피크타임에는

무거운 돌판을 닦으며 가게 안을 뛰어다닌다.

집에 가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야근한다고 투덜대던 친구에게 나는 푸념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해도,

앉아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제 알겠어!”


두근두근, 그 전화

알바 3일차. 오전 11시.

가게 셋팅을 마치던 순간, 낯선 번호가 떴다.


“앗, 설마?!”

심장이 쿵쾅거렸다.

“오늘 시간 되시면 잠시 뵐 수 있을까요?

같이 일해보시죠.”

그 순간, 발걸음은 공중부양.

몸은 닭갈비집에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회사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두 번째 면접

대표님이 물었다.

“아직 확신이 있는 건 아닙니다.

3개월 인턴으로 함께해보죠.

연봉은 얼마로 생각하세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연봉 협상? 이게 무슨 외계어지?”

나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제가 제시하긴 어렵습니다.”

잠시 고민하시던 대표님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이직이니, 이전 직장보다 조금 더 챙겨드릴게요.”

순간,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나, 신입사원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쁜마음의 뒤로 불안감이 올라온다.

‘3개월 후에 정직원이 안 되면 어떡하지?’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두렵고, 망설여지고, 떨리는 마음.


하지만 오늘만큼은 기뻐하기로 했다.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그래서 나는 이렇게 외쳐본다.


“나 드디어 합격했어요.

마흔여섯, 신입사원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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