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섯, 나는 다시 신입사원이 되었다. 08
이번 주는 저번 주에 피땀 흘려 낸
제안서 3건 발표 주간!
솔직히 말하면,
발표 소식이 뜨기 전까지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았다.
제안서 한 건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이 모여서 머리를 맞댄다.
“이 사업은 어떤거 같아요?
무얼 찾아야할까요?
어떻게 제안하면 저희에게 기회가 올까요?”
“좋은데요? 이건 제가 더 찾아볼게요.”
“좋아, 그럼 이건 내가 맡을게요.”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한쪽이라도 제안서에 참여하는 모습에
나는 속으로 감탄했다.
‘와… 이게 바로 회사다! 팀워크다!
전에 2~3명이서 고군부투하던
회사랑들이랑은 차원이 다르잖아?’
솔직히 말해, 그 순간 나는 반했다.
“아… 나 이 회사 오래 다니고싶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내 무능함은 매일같이 날 찾아왔다.
‘어? 이거 왜 안 되지?’
‘에휴, 또 나때문에 오래걸리는거 아냐?’
거울 속의 나는 늘 자책하며 중얼거렸다.
“야… 늦깎이 신입, 정신 차려라.
회사에 민폐 끼치면 안 된다.”
그래도 결국 3건의 제안서 제출 완료!
와~~ 어리숙하고, 미숙하기만 해도,
그래도 해냈구나!
그리고 드디어 발표 결과가 나왔다.
첫 번째는 내가 제일 애정을 쏟았던
여행 관련 제안서.
발표 화면에 회사 이름이 뜨는 순간
“아싸~~ 됐다! 됐어!!!”
그때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휴… 이제 나도 회사에 있을 이유가 조금은 생겼구나.
대표님, 저 괜찮은 픽이었죠? 헤헷.”
그런데 기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나머지 두 건도 발표가 났는데…
헉, 3건 모두 1등!
“이게 무슨 일이야? 우리 회사가 다 휩쓸었어?”
동료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와중에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 혹시 행운의 부적 같은 존재 아닐까?
전에 회사에서도
내가 들어가자마자 입찰 많이 따냈잖아?
맞아, 맞아. 이건 내 덕분이야… 라고 믿고 싶다.’
오늘도 점심은 법카로 맛난 밥!
거기에 비싼 커피까지~
언제나 먹던 밥과 커피지만,
‘아… 죄송한데 내가 다 먹어도 될까?’ 싶은 마음없이,
오늘만큼은 맛있고 행복하게 먹었다.
그리고 드디어 잡힌 협상테이블.
게다가 여행 관련 제안서 협상에 나도 참석 가능!
와, 나도 드디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건가?
“야… 나 드디어 ‘회의실 방청객’에서
‘협상단 멤버’ 된 거야?”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며 입꼬리가 올라간다.
물론 긴장은 된다.
공공기관 일은 많이 해봤어도
협상테이블에 직접 앉아본 건 처음이니까.
아직도 부족하다.
아직 100번 삽질 중에 고작 10%정도 한 것뿐.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오늘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한다.
“좋다. 오늘만큼은 행복하다.
내일은 내일의 불안이 오겠지만,
근데 오늘은 진짜 꿀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