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서 잘해주려 했는데...'

이혼이 뭐 어때서! 그래서 너는 행복해?_01

한 회사에서 이직 사건이 있었다.

남편이 교수라던 부장은

사람들을 수시로 몰아붙이고,

잔소리를 해대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부장 밑에서 한 달도 안 돼,

사소한 말 한마디로 트러블이 생겼다.

어디 가서 화를 잘 내는 성격도 아닌데,

이상하게 꼬여버린 일이었다.

결국 그 일을 계기로 회사를 옮겼다.


얼마 후, 함께 일하던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 진짜 억울하겠다…”

“뭐, 인연이 아니었던 거지 뭐.”

그렇게 위로하던 통화 끝에

그녀의 입에서 이런 말이 흘러나왔다.

“이혼했다고 해서, 불쌍해서 잘해주려 했는데…”

부장의 말이었다.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이혼에 대한 온도가 나와는 너무 달랐다.

나는 이미 이혼 6년 차,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인데,

나는 왜 ‘불쌍한 사람’일까?

며칠 전, 심심풀이로 타로집에 갔다.

나이가 지긋한 사장님은 내가 꺼낸 타로카드를 보면서 말했다.

“일찍 결혼했으면… 이혼했을 거야.”

“어머, 맞아요! 신기하네요~.”

“근데 난 창피해서 그런 건 못 해.”

나는 웃으며 물었다.

“행복하려고 이혼하는 건데, 왜 창피해요?”

사장님은 당황해하셨다.

나는 그 미묘한 웃음 속에서,

또 한 번 세상의 온도를 느꼈다.

세상의 시선이 이렇게 냉랭한데,

나는 왜 인지하지 못했을까?

나는 이혼 후에 훨씬 더 단단하고, 자유롭고, 평온하다.

그렇다고 이혼을 권장하려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평생의 인연을 만나

가족으로, 동반자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건 정말 아름답고 좋아 보인다.

또한 그런 삶은 참 부럽다.

하지만,

세상의 시선처럼,

이혼했다고 꼭 불행한 건 아니다.

이혼해도 행복할 수 있다. 충분히!

누군가 이 길을 고민하고 있다면,

조금 더 현명하게 결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언젠가 이혼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리고 아직도 이혼을 ‘실패’로 보는 시선에

아주 조금은 다른 생각을 첨가하고 싶다.


이혼은 실패가 아니다.

결혼처럼,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다.

행복하고 싶어서 결혼을 하듯,

행복하고 싶어서 이혼을 할 수도 있다.


결혼생활 15년,

오랜 시간 이혼을 꿈꾸었던 내가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혼은 끝이 아니라, 나답게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앞으로 이 글들을 통해,

이혼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

이혼하고도 행복한 이유 등을 조용히 풀어내고 싶다.